‘공사비 부풀려 국고 347억 편취’ 삼성물산, 첫 재판서 ‘혐의 부인’

경기도 성남시 삼성물산 건설부문 본사 로비. 2017.10.18. 뉴스1

2013년 가거도 방파제 사업 과정에서 공사비를 부풀려 300억원대 국가 예산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삼성물산 전현직 임직원들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당우증)는 26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삼성물산 전·현직 임직원 4명과 방파제 설계감리회사 임직원 4명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삼성물산 측은 “347억원은 책정된 예산 범위 내에서 전문 설계 업체인 혜인에서 적정하게 산정된 설계 금액이라는 게 기본적 입장”이라며 “편취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하도급 업체에서 탈락한 한 업체가 악의적인 제보를 해 이번 사건이 발단됐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 측은 연약 지반 공사가 불필요했다는 점을 검찰 측이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설계업체 측도 “삼성물산 측 피고인들과 공모한 사실관계가 없고, 정당한 설계 업무를 수행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삼성물산 고문 A씨(66)·부장 B씨(59)·전직 차장 C씨(54)·현직 차장 D씨(49)는 설계사와 공모해 가거도항 태풍 피해 복구를 위한 방파제 신설 공사 과정에서 공사비 견적서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347억원 상당의 관급공사 계약을 받아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2013년 3월부터 진행 중이던 방파제 신설공사 과정에서 손해가 발생하자 이를 만회할 목적으로 2016년 3월 지반이 연약해 개량공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방식으로 공사비를 부풀린 설계서를 발주청에 제출해 발주청이 삼성물산과 347억원 상당의 관급공사 계약을 체결하게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8월7일 증거 및 관련 의견을 정리하는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진행한 뒤 본격적인 공판을 시작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