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다시 희망으로]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국내외 재난 구호서 중추적 역할… 62년간 ‘균등 지원’ 철학 지켜와
투명한 성금 관리로 ‘우수’ 평가, 7개 지사-300여명 봉사단 확대
“피해 이웃의 일상 회복에 집중”
다양한 예술 분야의 12개 단체 300여 명으로 구성된 예술인연합봉사단 발대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희망브리지 제공
올봄에도 여지없이 산불이 발생했다. 강원도 강릉과 충청 등 전국 각지 산림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수많은 이재민이 소중한 삶의 터전을 잃고 차가운 체육관으로 내몰렸다. 62년 역사의 재난 구호 모금 전문 기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는 신속하게 대응했다.
강릉 등 산불 이재민 구호·지원
김은숙 작가와 윤하림 대표의 후원으로 강릉 산불 이재민에게 영양갈비탕을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인 희망브리지 직원들. 희망브리지 제공강릉 경포의 한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4월 11일, 희망브리지는 응급구호세트와 식료품 등 총 9719점의 구호물품을 당일 긴급 지원했다. 대피소가 운영되는 동안 간이침대와 영양 식사를 제공하고 세탁 차량, 임시 샤워 시설을 운영하며 이재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갑작스러운 불로 운영하던 펜션을 잃고 이재민이 된 이기동·권양숙 부부가 대피소 현장에서 희망브리지 봉사자로 참여하기도 해 많은 이의 귀감을 샀다.
희망브리지를 통해 희망대사인 방송인 이승윤, 배우 박해일과 천우희, 강릉 출신인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 화앤담픽쳐스 윤하림 대표와 김은숙 작가 등 유명인들의 기부가 이어졌다. 현대차그룹, 카카오, 새마을금고, 대우건설 등 많은 기업의 성금도 전해졌다. 이외에도 희망브리지는 음악회와 마라톤 대회 등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장에서도 산불 피해 이웃을 돕기 위한 ‘만원의 행복’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했다.
희망브리지는 지역별 중복·누락·편중을 막고 균등하게 지원하는 배분 원칙을 가지고 있다. 62년 희망브리지의 이 철학은 재해구호법의 제정 취지이기도 하다. 이번 산불 역시 긴급 이사회에서 확정한 강원 강릉 지역의 1차 지원 기준을 충남, 대전시 서구의 피해 가구에도 적용해 동일하게 지원했다. 희망브리지는 정부의 복구 계획과 피해 조사 등을 거쳐 지원을 신청한 141가구에 22억9550만 원을 우선 지원했다. 나머지 피해 가구에 대해서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대지진’ 튀르키예에 컨테이너 200동 지원
튀르키예 지진 이재민을 위한 임시 주거 시설에서 생활 중인 아이와 희망브리지 직원이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희망브리지 제공2월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 동남부에서 규모 7.7의 대지진이 발생해 5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천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들을 위해 세계적으로 구호의 손길이 이어질 때 희망브리지 역시 톡톡히 역할을 했다.
희망대사 김연경 배구선수를 시작으로 그의 팬들과 국민들의 릴레이 기부가 이어졌다. 모금 플랫폼인 ‘카카오 같이가치’에서는 24시간 만에 1차 목표 금액인 2억 원을 달성했고 109시간 만에 약 12만3000명이 참여해 5억 원 상당의 성금이 모이며 화제가 됐다. 개인 고액 기부자 클럽인 ‘희망브리지 아너스클럽’의 회원인 배우 이혜영과 방송인 유재석 등도 힘을 보탰다.
희망브리지는 외교 당국을 비롯해 튀르키예 지방정부, 주튀르키예한인회 등과 수시로 소통하며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구호 방안을 모색해왔다. 악사라이시(市)와 협력해 이재민들이 대피한 카흐라만마라슈 지역에 200동 규모의 컨테이너 하우스 단지를 설치·지원하고 있다.
긴급한 상황으로 인해 품질이 낮은 주택이 공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문 자문위원과 함께 3곳 이상의 제조업체를 직접 찾아 설계, 자재를 비롯해 설비, 제작 여건과 공정 등을 꼼꼼히 따졌다. 이렇게 마련된 컨테이너 하우스는 이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해 7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주튀르키예한인회가 하타이주(州) 이스켄데룬에 조성한 ‘한국마을’에 교육과 예술·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도 지원한다.
한국가이드스타 공익법인평가 5년 연속 만점
5월 열린 희망브리지 광주전남지사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희망브리지 제공희망브리지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국민이 전해준 소중한 성금의 투명한 관리이다. 현재에도 홈페이지를 통해 성금 모금·지원 결과와 국세청 공시 정보, 외부 회계법인의 감사 보고서는 물론, 구호물품의 지원 역시 생수 한 병까지 상세하게 공개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4월 공익법인 평가 기관인 ‘한국가이드스타’가 실시한 2022년 공익법인평가에서 만점인 별점 3개를 받았다. 2018년 이후 5년 연속 만점 평가를 이어간 것이다.
한국가이드스타에 따르면 2022년 국세청 공시 기준 국내 전체 공익 법인은 3만8958곳으로 이 중 만점을 받은 법인은 희망브리지를 포함한 30개에 불과하다. 2022년 평가 항목은 ‘투명성 및 책무성’ ‘재무효율성’으로 나뉘며 각각 8개와 3개의 세부 항목으로 이뤄진다. 희망브리지는 매년 만점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300여 명 규모의 예술인연합봉사단 발족
배우 이혜영 씨와 희망브리지 송필호 회장(오른쪽)이 5월 열린 희망브리지 아너스클럽 위촉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혜영 씨는 튀르키예 지진을 비롯해 국내외 다양한 재난 피해 이웃을 위해 기부해왔다. 희망브리지 제공18일 희망브리지 예술인연합봉사단 발대식이 열린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은 수많은 인파로 활기를 띠었다. 봉사단은 국악을 중심으로 연주, 소리, 무용 등 다양한 예술 분야의 12개 단체 230여 명으로 구성됐다. 가입 대기 중인 인원을 포함하면 300명에 달한다. 이번 봉사단의 조직은 희망브리지 역사상 최대 규모이며 이들은 향후 재난 발생 시 피해 지역의 회복을 위한 물품 지원, 세탁, 방역, 심리 회복 지원 등의 봉사활동을 전개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을 보살핀다.
희망브리지는 예술인연합봉사단이 그간 다양한 재난 현장에서 헌신·봉사해 온 희망브리지 대학생 집수리 봉사단, 특수임무구조단과 함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학생 집수리 봉사단은 전국 8개 대학교 봉사 동아리의 연합봉사단으로 재난 위기 가정 대상 도배, 장판 교체, 화재경보기 설치 등의 활동을 전개해 왔다. 특수임무구조단은 재난 발생 시 인명 구조 활동 및 현장 구호 활동을 담당하며 평상시에는 재난 안전 교육과 재난 위기 가정 돌봄 활동 등 다양한 구호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전국 7개 권역 지사 개소
그동안 40여 명 남짓한 적은 인원으로 굵직한 재난에 대응해 온 희망브리지는 올해 전국 7개 권역에 지사를 개소하며 현장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대구경북 △강원 △부울경 △광주전남 △경기북부 △경기남부 △충청 지역에 마련된 지사의 지사장은 각 지역의 명망 있는 대학교수 등이 무보수 명예직으로 맡는다.
희망브리지는 이들 지사와 함께 경기 파주와 경남 함양에 각각 위치한 3만3057㎡(약 1만 평) 규모의 재해구호물류센터와 함께 지역에서의 구호 역량 강화의 상승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정희 희망브리지 사무총장은 “올 상반기 여러 재난으로 아픔을 겪은 분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는 국민 여러분과 기업, 셀럽의 관심과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라며 “희망브리지는 기부자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오직 재난 피해 이웃의 일상 회복만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재난 구호 모금 전문 기관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1961년 전국의 신문사와 방송사, 사회단체가 힘을 모아 설립한 순수 민간단체이자 국내 자연재해 피해 구호금을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정 구호단체다. 설립 이후 현재까지 약 1조6000억 원의 성금과 6000만 점 이상의 구호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