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이 운영하는 아동친화공간에서 교육받고 있는 메크데스(10)의 모습. 월드비전 아동친화공간은 메크데스와 같은 국내 실향민 아동들의 복지와 발달을 지원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6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잊혀진 난민과 국내 이주 아동들의 기아 위기와 폭력 수준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이들을 위한 지원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드비전은 3월부터 한 달간 아프가니스탄, 브라질, 부르키나파소, 콜롬비아, 콩고민주공화국,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온두라스, 요르단, 말리, 니카라과, 페루, 남수단, 우간다, 베네수엘라, 방글라데시 등 18개국의 난민과 국내 실향민 847가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아동에 대한 기아와 폭력이 급증했으며, 특히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1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기본적인 생필품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빌려야 하는 가정이 2022년보다 2배로 늘었고, 빈곤에 대처하기 위해 식사의 질과 양을 모두 줄인 가정이 82%에 육박했다.
월드비전은 이번 설문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 ‘보이지 않고 잊혀진’을 통해 이주 아동들이 그 어느 때보다 기아와 폭력의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부모들은 빈곤으로 절박한 상황 때문에 자녀들을 학교 대신 일터에 보내고, 조혼을 강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6개월 넘게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레이 지역에 있는 난민 캠프의 텐트에서 살고 있는 10살 소녀 메크데스의 모습.또한 전체 가구 중 약 3분의 1 정도는 자녀들이 학업을 중단한 상태였다. 이 밖에도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교육비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가구는 11%에 불과하며 31%였던 2022년 대비 대폭 감소했다.
이처럼 코로나19와 전쟁, 지진, 기근 등 재난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도적 지원이 절실한 인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인도적 지원을 규정한 법적 기반이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고민하기 위해 30일 월드비전과 이재정 국회의원은 ‘해외긴급구호에 관한 법률’ 개정 토론회를 개최한다. 현행법이 담고 있는 인도적 지원의 일부 활동, 즉 ‘긴급 구호’와 더불어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예방적 활동과 이후 복구와 회복을 돕는 활동까지 포괄한 인도적 지원의 법적 기반 강화 방안을 모색한다.
조명환 월드비전 회장은 “인도적 필요가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역시 공여국으로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 ‘인도적 지원’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담은 적절한 법적 근거가 갖춰짐으로써 이러한 정책적 의지와 방향성이 더욱 동력을 얻고, 이로 인해 재난 피해 아동과 주민에게 우리나라의 지원이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전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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