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주취 폭력’ 2배 증가…직원들 호신술 배운다

  • 뉴스1
  • 입력 2023년 6월 27일 09시 24분


호신술 교육이 이뤄지는 모습. (서울교통공사 제공)
호신술 교육이 이뤄지는 모습. (서울교통공사 제공)
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 등으로 지하철 주취 폭력이 늘면서 서울교통공사가 직원들에게 호신술을 가르치기로 했다.

27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지하철 취객이 늘면서 승객은 물론 공사 직원의 안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올해 1~3월 공사 고객센터에 접수된 취객 관련 문자 민원은 총 246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97건보다 23.6% 증가했다.

취객이 많아지며 에스컬레이터 사고 등 안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7호선 대림역 에스컬레이터에서 50대 남성 취객이 뒤로 쓰러지면서 여성 3명이 함께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 여성들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직원 폭행 문제도 심각하다. 2020년부터 지난달까지 직원이 주취자로부터 폭언·폭행당한 사건은 총 279건이다. 특히 2020년을 통틀어 54건이었던 ‘주취자 폭력’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만 42건이 발생하는 등 뚜렷한 증가세에 있다. 2020년 1주당 1건 꼴이었던 주취자 폭력이 올해 들어 1주당 2건꼴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비율상으로도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의 폭언·폭행 64건 가운데 65%인 42건이 주취자 폭력으로 2020년 전체의 31%(173건 중 54건)에 비해 2배 이상 비율이 늘었다.

취객이 소화기를 분사하거나 대합실에 대변을 보는 등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이상행동도 이어지고 있다.

공사는 폭력으로부터 직원을 지키기 위해 이번달부터 역 직원·지하철보안관 3600여명 대상 호신술 교육에 나섰다.

전문 호신술 교육 업체가 진행하는 이번 교육은 이론 20%와 실기 80%로 지하철 근무 시 자주 겪는 상황을 재구성해 프로그램을 짰다. 특히 직원이 가장 많이 마주하고 위협을 느끼는 취객 대응법과 흉기를 든 이상자 대처법 교육을 위주로 한다.

공사는 올해부터 역 직원에게 페퍼스프레이와 방검장갑, 전기충격기를 지급한 데 이어 다음달부터는 방검복(칼날을 막는 옷)도 지급한다.

장기적으로는 현장 단속 직원에게 제한적인 사법권을 부여하기 위한 입법에도 노력하고 있다. 2011년부터 법무부·국회 등에 ‘단속 시 특별사법경찰권’ 부여를 요청해왔으나 한 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4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등 11명이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호신술 교육을 앞으로 지속하고 직원 보호 조치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면서도 “이용객들이 음주 예절 등을 지켜 직원과 고객이 서로 존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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