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마약’ 펜타닐 진찰도 안하고 4800매 처방…의사 첫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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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6월 27일 14시 04분


서울중앙지검 ⓒ 뉴스1
서울중앙지검 ⓒ 뉴스1
“허리디스크가 있다”는 말만 듣고 진찰도 하지 않은 채 환자에게 펜타닐 패치 4826매를 처방한 의사가 구속기소됐다. 3년간 16개 병원을 돌며 펜타닐 패치 7655매를 사들인 중독자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팀장 신준호)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가정의학과 의사 신모씨(59)를 구속기소하고 정형외과 의사 임모씨(42)를 불구속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펜타닐 패치를 구매한 김모씨(30)도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신씨는 2020년1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김씨에게 총 304회에 걸쳐 펜타닐 패치 4826매의 처방전을 발급해 준 혐의를 받는다.

임씨는 2021년 6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김씨에게 56회에 걸쳐 펜타닐 패치 686매의 처방전을 발급해줬다.

펜타닐은 모르핀의 100배, 헤로인의 50배 효과를 나타내는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로 말기 암 환자 등 극심한 통증이 있는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약물이다.

강력한 진정작용으로 호흡기능을 저하시켜 과다 복용하면 저산소증으로 사망할 수 있으며 치사량도 0.002g에 불과하다. 중독자들이 여러 매체에 보도되면서 ‘좀비 마약’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신씨와 임씨는 김씨의 ‘허리디스크 통증’ 호소만 듣고 고용량 펜타닐 패치를 처방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패치는 시간당 0.0001g씩 3일동안 피부에 흡수되도록 설계됐으며 1매에 0.0168g의 펜타닐이 함유돼 있다. 이는 치사량 0.002g을 훨씬 넘는 수준으로 신씨가 3년간 김씨에게 처방한 펜타닐 패치는 권고량 기준 40년치에 달한다.

(서울중앙지검 제공)
(서울중앙지검 제공)
김씨는 2020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16개 병원을 돌며 펜타닐 패치 총 7655매를 처방받아 매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처방받은 펜타닐 패치를 하루에 최대 10매까지 태워 연기를 흡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팬타닐 패치 124.5매를 총 1240만원에 판매한 혐의로 지난해 4월 기소돼 같은 해 7월 징역형 집행유예를 확정받고도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최근 3년간 서울 지역에서 펜타닐 패치 처방이 많고 1인당 권고량을 초과해 처방한 상위 42개 병원의 처방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불법유통을 적발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기소된 병의원뿐 아니라 의료용 마약류의 처방을 남발해 중독자를 양산하고 불법유통을 조장하는 일부 의료기관 및 종사자들을 계속 수사해 엄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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