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킬러문항 부작용 공감, 폭넓고 신중한 논의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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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6월 27일 14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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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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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이른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배제하는 정부 방침에 대해 “(킬러문항) 부작용은 여야, 교육계 전체가 공감하고 있다”며 “교육 부총리, 여야 정당, 시도교육감협의회 등이 머리를 맞대고 역지사지의 자세로 토론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직업 및 학력에 따른 격차가 큰 현실에서, 학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사회에 나가 차별을 겪을까 불안해한다. 학부모들의 이 같은 불안 속에서 입시 사교육은 팽창해왔다”면서 “무리한 입시 사교육이 가져온 부작용은 단지 경제적 부담에 그치지 않는다. 입시 성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특성 탓에 사교육 업계는 시험 유형에 따른 문제 풀이 훈련으로 학생들을 내몰아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 풀이는 교육의 성과를 측정하는 수단이며,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출제 유형에 따른 문제 풀이만을 연습한다면, 이는 목적과 수단이 뒤바뀐 것이다. 하지만 입시 사교육이 지나치게 만연한 결과, 문제 풀이 훈련이 곧 교육이라고 착각하는 사례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지경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학생의 발달 단계와 학교 진도를 앞지르는 선행학습이 이뤄진 결과, 학생들이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을 기를 기회 역시 줄어들고 있다. 남이 떠먹여 주는 공부가 아닌, 스스로 소화하는 공부를 경험하지 못한 학생들이 인공지능 시대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반도체 인재 양성 역시 자기 주도 학습 능력 없이는 어려운 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교육감은 “사교육 문제는 이토록 심각하며, 그 대책 역시 매우 절박하다. 동시에 현재의 여당과 최근까지 여당이었던 현 야당, 그리고 저를 포함한 어른 세대 전체가 책임을 지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수능과 관련하여, 평가 문항은 타당도, 신뢰도, 변별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출제해야 한다. 교육적 타당도에 대한 고려 없이, 변별도만을 고려한 ‘킬러 문항’ 출제는 부작용이 심각하다. 이 같은 부작용은 여당과 야당, 그리고 교육계 전체가 공감하고 있다. 야당 역시 ‘킬러 문항’ 배제가 대선 공약이었으며, 킬러 문항 방지법이 야당 의원에 의해 발의돼 있는 상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교육 사안은 매우 복합적이다. 정치 진영 간의 투쟁이나 수사를 통해선 해법을 찾을 수 없다. 적어도 교육 사안은 그렇게 접근하면 안 된다. 기존입장을 고집하며 상대를 비난할 근거만 수집하는 논쟁이 아니라, 입장을 서로 바꿔 가며 토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교육개혁의 최소 합의를 확인하고, 이를 확장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지금은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등장해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때다. 어른 세대가 기억하는 암기식 지식교육은 이제 설 자리가 줄어들 것이다. 그렇다면, 학생의 지식과 역량을 측정하고 평가하는 방식 역시 근본적인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새로운 평가는 학생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도록 촉진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수능 개혁 논의는 몇몇 킬러문항 파동에 그쳐서는 안 되며, 이 같은 전제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능이 5개월 남았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논의를 위한 최소한의 시간도 없는 상황”이라며 “교육부총리, 여야 정당, 시도교육감 협의회 등이 머리를 맞대고 역지사지의 자세로 토론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국회에 계류된 ‘킬러문항 방지법’(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입법화와 수능 제도의 전반적 개혁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끝으로 그는 “수능을 포함한 교육 사안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작은 실수도 허용될 수 없으며,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교육 사안은 해법을 찾는 과정 역시 교육적이어야 한다. 정치적 진영 논리에 따라 접근해도 안 되며, 무리한 적대를 부추기는 방식 역시 위험하다. 교육은 학생의 전인적인 성장을 이루는 일이므로, 악을 벌하는 것만으로 저절로 선이 구현되는 영역이 아니다. 사교육 대책이 절박하다는 데 공감한다면, 관련 논의는 폭넓고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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