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0시부터 가게에서 술 마시는 2004년생 중 생일이 지나지 않은 손님은 쫓아내야 하나요?”
서울 강남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장모 씨(49)는 28일부터 시행되는 ‘만 나이’ 통일법이 이해가 잘 안 간다며 이 같이 말했다. 다른 주점 사장 민모 씨(51)도 “앞으로 손님들 생일까지 일일이 확인하고 계산해야 하는 하는 거냐”고 걱정했다.
이처럼 28일 만 나이 통일법 시행 이후 익숙치 않은 나이 계산법 때문에 혼란스럽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28일부터 공식 나이는 모두 만 나이 계산법으로 통일된다. 지금까지는 선거권 부여, 연금 수령, 정년, 경로우대, 보험 적용 등에서 만 나이를 기준으로 삼았다. 그런데 앞으로는 공식 나이 표기 등도 모두 만 나이로 계산하는게 원칙이다.
다만 주류 및 담배 구입이나 병역검사, 초등학교 입학 등은 여전히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뺀 ‘연 나이’ 기준이 통용된다. 이 때문에 술을 팔면서 생일까지는 계산을 안 해도 되지만 주점이나 편의점 주인 중에는 이 같은 사실을 잘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학부모들은 아이들 사이에서 시비가 발생할까봐 걱정이다. 학부모 이모 씨(41)는 “놀이터만 가도 한 살 차이로 텃세 부리는 아이들이 많은데 학급 내에서 나이로 서열이 생길까 싶어 걱정”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교사 정모 씨(28)는 “실제로 아이들 사이에선 ‘이제 내가 형이다’ 등의 장난이 이어지고 있는데 자칫 시비로 번질까봐 우려스럽다”고 했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곽민수 씨(38)는 “아이들이 특히 나이에 민감한데 나이가 적어진다는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9일 면접을 앞둔 취업준비생 권모 씨(28)는 “자기소개할 때 몇 살이라고 소개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만 나이로 얘기하면 실제보다 어리게 볼까봐, 원래 나이로 소개하면 ‘나이 계산 원칙이 바뀐 걸 모르느냐’는 말을 들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1963년생 주부 박모 씨는 26일로 환갑을 맞아 다음 달 1일 가족들과 식사하려고 했다가 취소 여부를 고민 중이다. 박 씨는 “만 나이로 환갑을 따지면 내년이 되는 거 아니냐는 생각에 가족과 상의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 올해 생일이 지나지 않은 경우 두 살이 어려진다는 점 때문에 만 나이 통일법을 반기는 이들도 있다. 직장인 정희연 씨(29)는 “생일이 12월이다보니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두 살이 돼 억울했는데 이제야 진짜 내 나이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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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7 22:06:00
대학 입학율이 80%가 넘었던 대한민국인데 나이 계산을 걱정하냐. 이미 공식 서류에는 만 나이가 사용되고 있다. 조금만 지나면 일상화될건데 무슨 말들이 이리 많냐. 이렇게 작은 불편도 못 참는 사람들은 노동개혁, 교육개혁, 연금개혁 말도 꺼내지 마라.
2023-06-28 18:10:19
자기 나이를 못센다고? 국민학교를 못댕겼나 어찌 더하기 빼기를 못한다고 혼란이 왔다고 그려. 동아기자는 못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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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7 22:06:00
대학 입학율이 80%가 넘었던 대한민국인데 나이 계산을 걱정하냐. 이미 공식 서류에는 만 나이가 사용되고 있다. 조금만 지나면 일상화될건데 무슨 말들이 이리 많냐. 이렇게 작은 불편도 못 참는 사람들은 노동개혁, 교육개혁, 연금개혁 말도 꺼내지 마라.
2023-06-28 18:10:19
자기 나이를 못센다고? 국민학교를 못댕겼나 어찌 더하기 빼기를 못한다고 혼란이 왔다고 그려. 동아기자는 못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