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개청 20주년이다. 개인적으로도 여러모로 뜻깊다. 필자는 2003년 개청 당시 투자홍보팀장 및 기획팀장으로 일했다. 이후 U-city 정책과장, 기획조정본부장 그리고 현재 인천경제청 차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른바 ‘개청 멤버’다.
지난 20년 동안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개발 현장을 지켜오며 새삼 느끼는 것은 바로 ‘상전벽해(桑田碧海)’다. 갯벌이 메워지고 그 위로 쭉쭉 뻗은 고층건물들이 들어서며 첨단 글로벌 도시로 성장한 IFEZ는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 개발의 살아 있는 역사다.
그동안 거둔 성과는 실로 괄목할 만하다.
IFEZ는 산업통상자원부의 경제자유구역(FEZ) 성과 평가 4년 연속 ‘S’등급에 올랐다. 전국 9개 FEZ 가운데 IFEZ는 70%에 달하는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하는 등 국내 FEZ를 이끌고 있다.
송도를 중심으로 하는 바이오 클러스터의 성과는 더욱 그렇다. 88만 L 규모(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완공 시 130만 L)의 단일 도시 기준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송도에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굴지의 국내 바이오 기업을 비롯해 머크, 싸토리우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했거나 착공했다. 여기에 바이오공정인력양성센터와 제약바이오실용화센터 등의 착공을 통해 ‘세계적 바이오 허브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도 시작됐다.
최근에는 해묵은 현안들이 잇따라 해결되는 모습니다. 지난 12년 동안 지체돼 온 송도 이랜드 개발을 비롯해 6년 동안 장기 지연돼 오다 타결된 송도 6·8공구 개발 기본협약, 15년간 지체됐던 청라시티타워 협약 체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같은 외형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개청 20주년을 맞은 IFEZ의 미래는 녹록지 않다. 특히 중앙정부의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 먼저, 현재 FEZ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의 신규 사업에 대해 타당성 조사와 투자 심사를 이행해야 하는 강제 규정의 개선이 필요하다. FEZ의 경우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으로 추진되는 정부 주도 사업이고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중앙 부처 간 협의와 경제자유구역위원회 심의를 통해 지정하는 타당성이 검증된 사업이다. 이에 타당성 조사와 투자 심사를 면제해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투자 유치 사업의 신속한 추진이 가능하도록 행안부의 지방재정투자사업 심사 규칙이 개정돼야 한다.
아울러 FEZ의 개발 이익 재투자 대상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개발 이익 재투자 대상으로 기반시설이나 공공시설 설치비용 충당 등을 규정하고 있으나 기반시설이나 공공시설이 이미 충분히 설치된 경우 적절한 개발 이익의 재투자 대상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정부는 국내 FEZ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불합리한 제도를 과감하게 개선하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IFEZ는 ‘시민이 행복한 초일류 도시 인천’이라는 목표 실현을 위해 눈앞에 펼쳐진 장애와 난관을 슬기로운 지혜와 역량으로 극복해 세계 초일류도시로 ‘퀀텀점프’를 할 것이다.
송도 6·8공구 개발, 청라시티타워 등 핵심 프로젝트들이 완성돼 있는 IFEZ의 미래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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