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진양호 동물원’ 이전해 생태동물원으로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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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로 많고 시설 노후돼 불편 커져
564억원 들여 7배 넓은 부지로 이전
인근에 반려동물 복지 인프라 구축

진양호 동물원 전경. 경남 진주시는 38년의 세월이 흐른 이 동물원을 7배 이상 넓은 부지로 옮겨 2027년 3월 국내 대표 
생태동물원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작은 사진은 38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시설이 노후화된 진양호 동물원 내부 모습. 진주시 제공
진양호 동물원 전경. 경남 진주시는 38년의 세월이 흐른 이 동물원을 7배 이상 넓은 부지로 옮겨 2027년 3월 국내 대표 생태동물원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작은 사진은 38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시설이 노후화된 진양호 동물원 내부 모습. 진주시 제공
휴일인 24일 찾은 경남 진주시 진양호 동물원.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호랑이와 반달가슴곰, 백공작 등 평소 보기 힘든 동물을 구경하거나 사진을 찍느라 한창이었다. 하지만 시설 노후화로 관람객들의 불편이 컸다. 진주시는 이 동물원을 이전해 2027년까지 국내 대표 생태동물원으로 재단장할 예정이다.

● “국내 대표 생태동물원” 목표

경남 창원에서 온 김모 씨(39)는 네 살배기 딸의 손을 잡고 가파른 언덕을 유모차를 밀며 오르느라 숨을 헐떡였다. 김 씨는 “동물들이 관리도 잘돼 있고, 입장료도 저렴해 이 동물원을 자주 찾는다”며 “그런데 언덕길이 경사가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를 밀며 가기 힘들고, 동물 수와 종류가 적어 아쉽다”고 말했다.

진양호 동물원은 호랑이와 불곰, 독수리 같은 대형 동물을 일반인들이 직접 볼 수 있는 사실상 부산·울산·경남에서 유일한 공영 동물원이다. 그러나 1986년 개원 이후 38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시설이 노후화됐다. 동물들이 생활하는 공간이 너무 좁고, 관람객들도 불편한 점이 많다. 산속에 자리 잡아 경사로가 많고 길이 좁아 유모차나 휠체어로 다니기 쉽지 않은 구조다.

진주시는 진양호 동물원을 이전해 국내 대표 생태동물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본격 진행한다. 진주시는 진양호 동물원 이전 조성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지방재정투자사업 타당성 조사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의뢰했다고 27일 밝혔다. 타당성 조사 기간은 7개월로 진주시는 올해 12월 결과가 나오면 행정안전부에 지방재정투자 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지방재정투자 심사는 5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로 경제성, 재무성, 정책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한다.

● 반려동물 복지 인프라도 구축

새 동물원 이전에 드는 사업비는 총 564억 원. 현재 진양호 전망대 인근에 있는 진양호 동물원을 진양호 후문 상락원 일원으로 옮길 계획이다. 이전이 완료되면 부지 면적은 4만 ㎡에서 29만5890㎡로 7배 이상으로 증가해 사육 면적도 많이 늘어난다.

동물 종 또는 개체 수는 기존 46종 276개체에서 55종 293개체로 조금 늘릴 계획이다. 시는 새로 개원하는 동물원은 동물 개체당 공간이 넓게 확보돼 동물복지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진주시를 상징하는 캐릭터 ‘하모’의 모티브인 수달을 특화해 종 보전에도 힘쓴다. 멸종위기종 복원을 위해 야생생물을 서식지 외에서 보전하는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하고 국비도 확보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민자도 유치해 쇼핑시설 등 복합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전 부지 인근에는 동물 치료 또는 치유를 총괄하는 선진국형 반려동물 종합지원센터와 동물치유센터, 동물 놀이터를 설립해 반려동물 복지 인프라도 구축한다. 새 동물원은 2025년 공사에 들어가 2026년 11월까지 이전을 완료한 뒤 동물 모니터링 등을 거쳐 2027년 3월 문을 연다는 것이 진주시의 구상이다.

진주시 관계자는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며 “진양호 동물원을 야생동물 등을 보전하고 동물 생태와 습성에 맞게 조성해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대표 동물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진주시#진양호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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