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7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킬러 문항’을 두고 충돌했다. 이날 회의는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발언 이후 처음으로 열렸다.
민주당 유기홍 의원은 회의에서 “윤 대통령 공약에도, 국정과제에도, 2022∼2023년 업무보고에도 킬러 문항의 ‘킬’ 자도 없다”며 “교육위원장을 하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서도 얘기를 들은 적이 없는데 준비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계시를 받았느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안민석 의원도 “대통령이 교육 전문가가 아닌데 평가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하는 순간 폭탄이 돼 버렸다”고 가세했다. 무소속 김남국 의원이 “대통령이 교육 전문가냐”고 따져 묻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문가는 아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 부총리가 앞서 “나도 전문가지만 대통령에게 많이 배운다”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야당은 “교육부 수장이 장관이 아니고 비전문가인 대통령이냐”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킬러 문항 배제가) 대통령의 강한 의지 없이 하기 어려운 일인데, 그런 의지를 배운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하라는 원칙을 대통령께서 말씀하시고, 그 원칙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교육부가 한 것”이라며 “실제 원칙이지만 그동안 지켜지지 않았던 것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의힘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정경희 의원은 “킬러 문항은 학생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끌어내서 고가의 사교육비를 지불하고 학부모 등골을 휘게 하는 구조를 만든다”며 “관련 기사에 ‘대한민국 미래를 킬링한다’는 댓글이 달릴 정도”라고 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도 “현재 중고교생이 치르게 되는 대학 입시에 큰 변화를 주겠다는 게 아니라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문제를 풀도록 강요하고 사교육을 조장하는 이 구조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핀셋으로 킬러 문항을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날 회의에선 최근 개통한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에서 오류가 속출한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이 “장관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몰아세우자 이 부총리는 “먼저 문제를 해결하고 책임 문제를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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