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0분 내’ 다시 타면 무료…7월 1일부터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28일 11시 23분


잘못 내리거나 화장실 이용 시 재승차하면 환승 적용
1~9호선 중 서울시 관할구간 우선 도입…진접선까지

#. “합정방향으로 가야하는데 이대방향으로 열차를 잘못 타서 아현역에서 내려 카드 찍고 넘어왔어요. 요금 환불 가능할까요?”

#. “외근직이라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데, 초행길에서는 길을 헷갈려 반대방향으로 진입하느라 추가비용을 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제발 반대방향으로 건너갈 수 있도록 해 주세요”

다음 달 1일부터 서울 지하철에서 잘못 내리거나 화장실을 가려고 개찰구 밖으로 나갔어도 10분 이내에 다시 승차하면 추가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서울시는 지하철 하차 후 10분 내 재승차 시 ‘환승’을 적용해 기본운임을 면제하는 제도를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개찰구에서 교통카드 하차 태그 후 10분 내 동일역으로 재승차하면 환승이 적용되는 것으로 지난 3월 서울시 창의사례 1호로 선정된 제도다.

그동안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실수로 역을 지나쳐 반대 방향에서 다시 타거나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잠깐 개찰구 밖으로 나갔어도 기본요금(1250원)을 다시 내고 돌아와야 했다.

이렇게 개찰구 밖에 나갔다가 10분 내 재탑승하면서 요금을 추가 납부한 이용자는 수도권 내 하루 4만명, 연간 1500만명에 달했다. 이에 따른 추가 납부 교통비는 연간 180억원 상당이었다. 그중 ‘1분 내’ 재탑승하면서 추가요금을 낸 이용자 수는 1만4523명(36%)으로 10명 중 4명에 달했다.

단순히 반대편 플랫폼으로 건너가기 위해 개찰구에 교통카드를 태그한 경우에도 요금을 납부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환불이나 제도 개선을 요청하는 민원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서울교통공사에 접수된 관련 민원은 514건을 차지했다.

이에 시는 지난 3월부터 이달까지 서울, 경기, 인천, 코레일 등 정책기관과 수도권 13개 철도기관 등과 협의를 갖고 이번 제도를 도입하게 됐다.

10분 내 재승차 제도는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메트로 9호선 등이 운영하는 지하철 1~9호선과 남양주시 구간(진접선)에만 우선 도입한다.

1호선은 서울역(지하)~청량리역(지하), 3호선은 지축역~오금역, 4호선은 진접역~남태령역, 6호선은 응암역~봉화산역, 7호선은 장암역~온수역에 환승이 적용된다. 2·5·8·9호선은 전구간 적용된다. 서울이 아닌 구간 중 유일하게 참여하는 남양주시는 시스템 개선 등 제도 도입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다.

재승차 시 환승을 적용받으려면 하차한 역과 동일역(동일호선)에서 지하철을 다시 타야 한다. 환승 적용 이후부터는 기존대로 승차거리에 비례한 추가요금을 낸다. 지하철 이용 중 1회에 한해서만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고 선·후불 교통카드 이용시에만 적용된다. 1회권이나 정기권 이용 시에는 환승 혜택을 받을 수 없다.

10분 내 재승차 제도는 기존 ‘동일역 5분 재개표’ 제도와 달리 지하철 탑승 이후 다른 역으로 이동한 경우에도 환승을 적용받는다. 동일역 5분 재개표 제도는 최초 탑승역에서만 적용되고 시간도 5분으로 짧아 추가 요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10분 내 재승차 제도가 도입되는 구간에서는 동일역 5분 재개표 제도가 사라지게 된다.

시는 1년 간 시범운영을 거쳐 다른 노선으로 제도가 확대될 수 있도록 기관 간 협의를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제도 정착 이후에는 개찰구 옆 비상게이트를 장애인·노약자 등 교통약자가 이용하는 본래 목적대로 정상화할 방침이다. 비상벨을 누르고 비상게이트로 요금을 내지 않고 나가는 등 무임승차의 주된 통로로 활용돼왔다는 지적이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10분 내 재승차 제도는 연간 10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겪고 있었던 불편사항을 해소해 주는 서울시만의 창의적인 정책”이라며 “불편사항을 꼼꼼하게 챙겨 대중교통 서비스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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