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사탐’이란 별명으로 유명한 원조 일타강사 출신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겠다는 정부 방침과 관련해 “현장에서의 혼란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회장은 27일 KBS ‘더라이브’에 출연해 정부의 킬러문항 수능 배제 방침을 두고 “킬러문항과 관련된 학생은 최상위권 1% 정도”라며 “킬러문항이 배제되고 공교육 범위 안에서 출제된다면 다수의 학생에겐 올해 수능이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만 문제되는 부분을 왜 이렇게 크게 부각하는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정치권에서 진영논리로 대립하고, 언론들이 많이 다루면서 혼란을 부풀린 측면이 있다. 지나치게 사회문제화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수능에서 킬러문항이 문제가 되는 건 사실”이라며 “킬러문항을 배제해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공정 수능을 찾아가겠다는 점에 대해선 근본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킬러문항을 사교육과 연계시키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킬러문항을 만든 건 교육 당국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라면서 “거기에 사교육이 대응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킬러문항의 탄생 배경으로는 이명박 정부의 ‘EBS 연계 정책’과 문재인 정부의 ‘영어 절대평가’ 두 가지를 꼽았다.
손 회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사교육 잡겠다고 EBS 연계율을 70%까지 올리면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킬러문항이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8년 문재인 정부 때 영어를 절대평가로 바꾸면서 ‘풍선 효과’가 나왔다”고 부연했다.
절대평가인 영어 과목은 90점만 넘으면 1등급이니 상위권 학생들이 영어보단 국어와 수학에 집중하면서 어려운 문제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그러면서 “그렇다고 영어 사교육이 줄어든 것도 아니다. 2~3년간 줄다가 원위치됐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사교육 문제로 국민이나 정치권이 너무 많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며 “어떤 면에서 사교육이 지금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 전체적인 사교육 시장은 지금 초저출산 때문에 약화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교육 당국을 향해서는 “9월 모의고사에서 공정 수능의 모델이 나올 텐데 7월, 8월에 빨리 그 모형을 공개해 혼란을 줄여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한편 손 회장은 정치권 등에서 일타 강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일타강사는 많은 학생을 가르쳐서 수입이 많은 거지 (수강료로) 고액을 받았거나 정의롭지 못한 형태로 강의를 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손흥민도 공을 잘 차니까 고액 연봉이지 않나. 똑같다”라며 “일타강사들은 10명에서 많게는 40명까지 스태프를 데리고 있어 나가는 연간 지출도 상당히 많다. 하나의 중소기업이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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