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절제술을 받은 뒤 후유증을 겪던 4세 어린이에게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지 않은 의사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은 2019년 10월4일 경남 양산의 한 병원에서 편도선 제거 수술을 받은 4세 어린이가 2020년 3월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사망하는 사고에 부실 대처한 의사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집도의 A씨(39)는 당시 수술을 마친 피해자에게 회복 도중 출혈이 발생해 2차 수술을 했다는 사실과 출혈 부위를 광범위하게 소작한 사실을 은폐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 의료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그 해 10월6일 퇴원했지만 수술 후유증으로 다음 날 집 근처에 있는 부산의 또 다른 병원에 입원했다.
10월9일 새벽 피해자는 객혈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해당 병원 야간당직 담당이었던 B씨(56)는 대학 후배인 동료 의사에게 일을 맡기고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B씨 대신 당직을 선 C씨(42) 역시 피해자가 객혈 증상을 보일 때부터 119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아무런 응급조치를 하지 않아 심정지와 뇌 손상이 발생하도록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병원에 도착한 119구급요원은 부산 소방재난본부 119구급상황센터를 통해 10월9일 새벽 피해자가 처음 입원한 양산 병원 소아응급실 당직의 D씨(32)에게 응급의료를 요청했다. 그러나 D씨는 심폐소생술(CPR) 중인 다른 환자가 있다는 핑계로 요청을 기피한 혐의를 받는다.
D씨와 같은 병원 소속으로 피해자 담당의였던 E씨(29)는 다른 당직 의사 아이디로 로그인해 진료기록을 거짓으로 작성한 혐의(의료법위반)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결국 저산소성 뇌 손상이 발생해 혼수상태로 연명치료를 받던 중 2020년 3월 숨졌다.
2019년 피해자 가족의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사건을 울산지검에 송치했다. 올해 3월 보완수사에 나선 서부지검은 의학박사 출신 공인전문검사와 7000쪽 분량의 기록을 검토하고 대검찰청 법의학자문위원회에 두 차례 감정을 의뢰하는 등 수사를 보완해 사건을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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