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킬러’ 걸러낼 출제점검위, 25명 전원 고교 교사로 구성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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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과 별개로 독립성 갖고 활동
사설 문제집 발간 참여자 배제키로
9월 모평부터 출제위원과 함께 합숙

2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의 모습. 2023.06.21. 뉴시스
올해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검사할 ‘공정수능출제점검위원회’가 100% 고등학교 교사로만 구성된다. 규모는 총 25명이다. 점검위에 교수 참여를 원천 차단한 것은 초고난도 문항을 수능에서 배제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9일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이날 교육부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공정수능출제점검위원회 구성을 위한 교사를 추천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위원회는 국어, 영어, 수학 각 3명, 사회탐구 8명, 과학탐구 8명 등 총 25명으로 구성된다. 사회탐구는 일반사회(경제, 정치와법, 사회문화), 윤리(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지리(한국지리, 세계지리), 역사(동아시아사, 세계사) 각 2명씩이다. 과학탐구는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각 2명씩으로 구성된다.

점검위원회는 전원 ‘고교 근무 10년 이상’의 교사들로 구성된다. 고교 교육과정과 수능에 대한 이해가 높은 교사를 중심으로 킬러 문항을 점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전에 수능 출제위원이나 검토위원으로 참여한 경력이 없어야 하고, 사설 문제집 발간에도 참여한 적이 없어야 한다. 이들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위촉하는 수능 출제위원이나 검토위원과는 달리, 교육부 소속으로 독립성을 갖고 활동하게 된다. 사설 문제집 발간 이력은 ‘사교육 카르텔’과의 연결점이 있을 수 있어 원천 차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녀가 대입 수험생인 경우에도 배제된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 이번 주까지 교사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점검위원회에 위촉되는 교사들은 9월 모의평가부터 평가원 출제위원 및 검토위원과 함께 합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들은 출제위원과 동일한 기간 동안 외부와 차단돼 합숙을 하게 된다.

출제위원이 만든 문제를 평가원 검토위원이 1차로 검토하면, 점검위원들은 2차로 해당 문제를 검토하고 킬러 문항 등 고교 교육과정에 위반되는 문항을 걸러낸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추천받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인력 풀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수능 출제위원 및 검토위원 구인난이 예상되는 가운데 점검위원회에 참여할 교사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A고 교사는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교사는 킬러 문항이 아니라 생각했지만 수험생들은 킬러 문항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당분간은 수능 관련 이력은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공정수능출제점검위원회#100% 고등학교 교사 구성#독립성 갖고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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