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정신 안 차려서…” 멍든 채 사망한 12살, 일기장엔 자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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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6월 30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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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친부(39, 왼쪽)와 계모(42). 뉴스1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친부(39, 왼쪽)와 계모(42). 뉴스1
계모 학대로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진 12살 초등학생의 사망 전 일기장 내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류호중)는 30일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계모 A 씨(43)에 대한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B 군의 일기장이 공개됐다. B 군은 지난해 6월 1일 학대를 당한 후 “어머니께서 오늘 6시 30분에 깨워주셨는데 제가 정신 안 차리고 7시 30분이 돼서도 (성경을) 10절밖에 안 쓰고 있었다”며 “어머니께서 똑바로 하라고 하시는데 꼬라지를 부렸다”고 적었다.

또 “매일 성경 때문에 어머니, 아버지가 잠을 못 주무셔서 힘드신데 매일매일 6시 30분에 깨워주셔서 감사하다”며 “저는 그것도 모르고 7시 40분까지 늦게 나왔다”고 했다. 이어 “어머니께서 제 종아리를 치료하시고, 스트레스를 받으시고, 그 시간 동생들과 아버지도 힘들게 만들어 죄송하다”고 적었다.

같은 해 12월에는 “무릎을 꿇고 벌을 섰다”거나 “의자에 묶여 있었다”는 내용도 적혀있었다.

이와 관련해 A 씨는 “가족과 나들이 가는 날도 있었는데 일기장에는 일부 내용만 쓴 것 같다”며 “일기장에 잘못했던 것을 돌아보며 쓰도록 해서 (그런 내용이 적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B 군을 학대한 사실에 대해 “인정한다”면서도 “양육을 위해 노력했고 범행 당시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B군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홈스쿨링을 하면서) 아이가 음악을 좋아해 기타나 피아노 등 음악 공부를 많이 했다”며 “학습지도 하고 공부도 했는데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공부보다는 하고 싶은 거 하게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3월 9일부터 지난 2월 7일까지 11개월 동안 인천시 남동구 아파트에서 의붓아들 B 군을 반복적으로 때리는 등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지난해 4월 태아를 유산하자 모든 원망을 B 군에게 쏟아내며 점차 심하게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의 남편인 C 씨(39)도 아내의 학대를 방임한 혐의와 드럼 채로 B 군을 폭행하는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B 군은 사망 당시 29.5kg으로, 10살 때는 38kg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온몸에서 멍과 상처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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