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 보좌관, 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먹사연’에 9천여만원 대납 요청한 의혹
돈봉투 전달·증거인멸교사 혐의도 적용
검찰 “헌법가치 침해한 범죄의 핵심 역할”
영장 청구 전 2회 조사…혐의 부인 취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전직 보좌관 구속 여부가 이번 주 결정된다.
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3일 오전 정당법·정치자금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는 송 전 대표 전직 보좌관 박모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박씨는 송 전 대표의 불법 정치자금과 관련해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 정치 컨설팅 비용 대납 요청 ▲당 대표 경선 돈 봉투 살포 관여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2020년 8월 및 2021년 5월 민주당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송 전 대표 캠프가 정치 컨설팅 업체 ‘얌전한고양이’에 여론조사 등 업무를 맡긴 것으로 조사했다. 송 전 대표는 2020년 8월 선거는 불출마했고 2021년 5월 선거엔 출마해 당 대표로 당선됐다.
얌전한고양이를 압수수색한 검찰은 인접한 시기에 치러진 두 차례의 당 대표 경선 컨설팅 계약과 먹사연 자금으로 비용을 대납한 시기가 겹쳐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이 의심하는 대납액은 약 9240만원이다.
검찰은 박씨가 먹사연 소장 이모씨에게 요청해 먹사연 자금으로 캠프 컨설팅 비용을 대납하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먹사연과 얌전한고양이는 먹사연의 고유 사업을 위한 여론조사 용역 계약을 의뢰하고 수주한 것처럼 허위 견적서와 허위 용역 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불법 정치자금이 발생한 원인을 먹사연이 정당한 자금 집행인 것처럼 허위로 꾸며냈다고 의심하는 것이다.
박씨는 2021년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현역 의원 20여명과 지역상황실장들에게 돈 봉투를 살포하는 데 관여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자금 조달처’로 지목된 강래구 전 수자원공사 상임감사(구속기소) 공소장에 박씨가 송 전 대표 캠프에서 전반적인 선거운동 상황을 점검·조정하며 수입·지출 등 캠프 운영 관련 상황을 총괄했다고 적시했다.
검찰은 ‘스폰서’ 사업가 김모씨가 2021년 4월 경선캠프 사무실에서 “경선 준비를 잘하라”며 박씨에게 5000만원을 건넸고, 박씨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통해 윤관석 당시 민주당 의원에게 총 6000만원을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박씨가 캠프 자금으로 1000만원을 추가해 윤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또 같은 해 4월 서울지역 상황실장 이모씨에게 선거운동 활동비 명목으로 직접 50만원이 든 돈 봉투를 제공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돈 봉투 수수자 수사 과정에서 박씨가 직접 돈 봉투를 건넨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이 전 부총장과 공모해 서울지역 상황실장 박모씨에게 전화선거운동을 위한 콜센터 운영비 명목으로 700만원을 준 혐의도 있다.
아울러 검찰은 박씨가 지난해 11월 먹사연 사무국장 김모씨에게 먹사연 사무실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모두 교체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고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먹사연 측 사무실에 존재하던 송 전 대표 캠프 활동 관련 자료를 숨기려고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박씨가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도록 지시한 시기(지난해 11월)는 돈 봉투 의혹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지난 4월)되기 이전이다. 검찰은 강제수사 착수 등 외부에 공표되기 이전부터 조직적인 증거인멸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박씨가 정당 민주주의라는 헌법 가치를 침해하는 중대 범죄에서 정치자금의 수수·관리·사용의 핵심 역할을 했다”고 보고 지난달 2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박씨의 신병을 확보해 송 전 대표의 지시·보고·승인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씨는 앞선 두 차례 검찰 출석길에 취재진과 만나 돈 봉투를 만들거나 본 적이 없고, 컨설팅 비용 대납 및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