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주의보가 내린 1일 서울 중구 을지로2가 일대에서 성소수자들의 행사인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곳곳에서 퀴어축제 반대 집회도 열렸지만 큰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퀴어축제는 2015년부터서울광장에서 열렸지만 올해는 서울시가 기독교 단체 행사에 서울광장 사용을 허가하면서 장소를 을지로로 옮겼다. 이날 행사에는 경찰 추산 약 1만2000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4시 반부터 을지로-삼일대로-명동역-종각역 등을 지나는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지난달 16일 대구 퀴어축제 때는 “도로 점용은 지방자치단체 허가 사항”이라며 집회를 막으려는 대구시 공무원들과 신고된 집회를 보호하려는 경찰 간 몸싸움이 빚어졌다. 하지만 이날은 중구가 “퀴어축제와 퍼레이드를 도로점용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공권력 간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시내 곳곳에선 기독교 단체 등의 맞불 집회가 열렸다.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인근에서 열린 ‘거룩한 방파제’ 행사에는 경찰 추산 1만2000명 가량이 참여했다. 퀴어 축제 행사장 맞은편에서도 기독교 단체가 반대 집회를 열고 북을 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경찰과 지자체는 시민 간 충돌을 막기 위해 행사장 주변에 철제 펜스를 설치했다.
시민 반응은 엇갈렸다. 서울 중구 명동에서 퀴어퍼레이드를 지켜보던 박모 씨(25)는 “성소수자 행사라는 이유만으로 집회를 제한하는 건 옳지 않다”고 했다. 반면 어린 자녀와 함께 퀴어축제 현장 인근을 찾은 김모 씨(31)는 “동성애 문화가 공개적으로 확산되는 건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숭례문 일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범국민대회’까지 열리며 도심 교통은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서울교통정보센터(TOPIS)에 따르면 이날 오후 삼일대로, 을지로, 소공로 일대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3km 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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