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스크 벗고 바다에” 전국 해수욕장 인산인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2일 20시 07분


부산지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2일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 등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3.7.2 부산=뉴시스
“졸업할 때까지 기회가 없을까 싶어 걱정했는데, 드디어 친구들과 해운대에 왔습니다!”

서울에 사는 대학생 최송연 씨(22·여)는 2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에서 “고교 시절부터 버킷리스트였던 ‘해운대 놀러오기’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면서 이룰 수 있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최 씨와 함께 온 이미선 씨(22·여)도 “마스크 안 쓰고 마음껏 바다를 즐길 수 있어 이제야 제대로 된 피서를 하는 느낌”이라고 거들었다.

장마가 잠시 멈추고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이날 전국 곳곳의 해수욕장은 인파로 북적였다. 엔데믹 후 첫 피서를 즐기려는 이들이 몰리면서 도로는 차로 붐볐고, 곳곳에서 안전사고도 발생했다.

● 해운대 첫날 방문객 42% 늘어
이날 해운대해수욕장에는 형형색색 파라솔이 방문객을 맞았고, 바다에 뛰어든 이들은 튜브를 타고 파도에 몸을 맡겼다. 아이들은 백사장에서 모래놀이를 했다. 마스크 없이 태닝을 즐기는 사람도 많아 코로나19 확산 전으로 거의 돌아간 모습이었다. 해운대구에 따르면 해운대 해수욕장이 정식 개장한 1일 방문자 수는 5만5600여명으로 지난해 첫 날(3만9100여명)보다 42% 늘었다.

다만 열 명 중 한두 명은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한 채였다. 10살 아들과 함께 해수욕장을 찾은 오모 씨는 “아이들이 있어 마스크를 벗기 약간 조심스럽다”고 했다. 부산은 7개 해수욕장이 모두 1일 문을 열었다.

강원도는 1일 개장한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을 시작으로 14일까지 순차적으로 피서객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경포해수욕장은 맥주 축제인 강릉 비치비어 페스티벌까지 겹치며 개장 첫날 지난해의 7배 가량인 6만4350명이 몰렸다. 강원도 관계자는 “지난해는 금요일 개장했고 인근 여러 해수욕장으로 피서객이 분산됐는데 올해는 토요일인데다 경포만 먼저 문을 연 덕분인 것 같다”며 “엔데믹의 영향으로 올 여름 피서객이 늘 것으로 보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대천해수욕장 등 충남 유명 해수욕장도 1일 개장했다. 대천해수욕장에는 15만여 명이 찾아 지난해 개장 첫날 12만2300여 명에 비해 방문객이 23% 늘었다. 피서객이 늘면서 강릉부터 서울까지 5시간이 걸리는 등 곳곳에서 교통 정체도 발생했다.

● 물놀이 사고로 6명 사망·실종
바다와 계곡에 물놀이 인파가 몰리면서 안전사고도 잇따랐다.

울산 울주군 진하해수욕장에선 1일 오후 2시 10분경 20대 수상안전요원 A 씨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A 씨는 이날 시작한 울주 해양레포츠 대축전 행사에서 “수경을 잃어버렸다”는 학생의 부탁을 듣고 찾으러 나섰다가 사고를 당했다. 주최 측은 개막공연을 비롯해 생존수영대회·아쿠아슬론대회 등 1, 2일 모든 행사를 취소했다.

1일 오전 6시 36분경엔 강원 홍천군에서 캠핑을 하던 B 씨(46)가 ‘사람이 위험한 상황에 빠지면 반려견이 도와주는지 궁금하다’며 물에 들어갔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홍천군에선 같은 날 오후에도 물놀이하던 6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그 밖에도 강원 양양군, 전북 완주군, 경기 가평군에서도 물놀이 중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1, 2일에만 최소 6명이 물놀이 중 사망 또는 실종됐다.

심도섭 대한안전연합 서울중앙본부장은 “엔데믹 후 첫 피서철을 맞아 해방감에 젖은 피서객들이 안전수칙을 간과할 수 있다”며 “학교, 직장 등에서 안전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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