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오염수 보고서 공개]
“40년간 이렇게 장사 안된 적은 처음”
노량진 시장 “국산 수산물 안전” 홍보
경남 어민 1000여명 ‘방류 반대’ 집회
“어제 하루 매출이 4만3000원이었어요. 평소의 10∼20% 남짓인데 일본에서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얼마나 더 심각해질지 걱정입니다.”
4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만난 한 수산업자는 한산한 시장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노량진에서 40년 넘게 수산물을 판매했는데 이렇게 장사가 안 된 적은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보다 매출이 더 떨어졌다”며 한숨을 쉬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날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안전성 문제가 없다는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자 국내 수산시장 상인들은 “안 그래도 오염수 괴담 때문에 손님이 줄었는데 매출이 더 떨어지게 생겼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이날 둘러본 노량진수산시장엔 입구 근처 가게를 둘러보던 손님 4, 5명을 제외하곤 손님 발길이 끊긴 모습이었다. 수산시장 상인들은 “여름이 원래 비수기이긴 하지만 오염수 괴담 때문에 손님 발길이 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아직 오염수 방류 전이고 국산 수산물이 안전하다고 설득해도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수산시장 측은 궁여지책으로 시장 내 모니터를 통해 국산 수산물의 경우 철저한 방사능 검사를 거쳐 안전하다고 강조하는 동영상을 상영하고 있다.
20년 가까이 수산시장에서 일해 온 차덕호 씨(54)는 “오염수 괴담이 퍼진 후 2주째 적자라 직원 3명 월급을 주려고 적금까지 깼다”며 “나도 먹고 우리 가족도 먹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잘 안 통한다”고 했다.
어민들도 울상이다. 경남 고성군에서 새우 양식장을 운영하는 최창명 씨(61)는 “올 1월에 새우 20만 마리를 풀었는데 예전 같으면 6월이면 출하가 모두 끝났지만 올해는 거의 안 나갔다”며 “남은 새우는 냉동시키거나 헐값에 내놓아야 해 투자비의 20%도 못 건지게 생겼다”고 말했다.
경남 남해군 어업인들로 구성된 한국수산업경영인연합회, 한국자율관리어업연합회 등 4개 단체 구성원 1000여 명은 이날 오후 남해군 창선면 단항 일원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를 열었다. 천명조 한국수산업경영인 남해군연합회장은 “정부는 지금이라도 피해 어민과 지역을 지원하는 특별법을 만들고 수산물 소비를 촉진할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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