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범들, 선후배 사이로 마약 투약 전력
심야 시간 서울 주택가 일대에서 유통
경찰, 주민 신고 전화 받고 수사에 착수
2만여명 동시 투약·10억원 상당 마약 압수
서울 일대에서 2만여명 이상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을 제조하고 유통하려 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달 23일과 30일 마약류를 제조·유통한 A(28)씨 등 4명과 매수·투약자 1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해 2명을 구속했다. 이에 앞서 운반책 2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나머지 운반책 1명에게는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A씨 등 4명은 청소년 때부터 알고 지내던 동네 선후배 관계로 모두 마약 투약 전력이 있다.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최근까지 교도소에 복역하다 출소한 이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마약류 공급 ▲제조 ▲유통 ▲제조·은신처 및 편의 제공 등으로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과 경기도에 은신처를 마련하고 불상의 상선으로부터 공급받은 마약류를 제조·가공한 후 심야 시간에 서울 주택가 일대에 마약류를 은닉하는 방식으로 유통하는 범행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올려 운반책을 모집하고, 수도권 일대 매수 투약자들에게 던지기 방식으로 마약류를 유통했다.
경찰은 지난 5월 중순께 “심야에 수상한 사람이 집 담에 뭔가를 두고 갔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12일 마약류를 숨기고 간 운반책 B(26)씨를 추적해 붙잡은 뒤 A씨를 비롯한 제조·유통책 4명도 차례로 검거했다.
경찰은 일당의 주거지, 은신처, 차량 등에서 2만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10억1800만원 상당의 마약류와 엑스터시 가루를 정제로 만드는 제조기를 압수했다.
경찰은 이들이 가명의 무통장 입금 방식으로 마약류를 판매해 막대한 범죄 수익을 창출했을 것으로 보고 범죄 수익금의 향방을 추적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익명성과 비대면성을 이용한 마약류 유통 범죄가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마약류를 제조·유통하는 조직 사범을 검거한 것은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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