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경찰서는 11일 동아닷컴에 “9일 오전 1시쯤 준희 씨가 정 씨를 주거침입으로 신고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정 씨는 서울 서초구에 있는 외손자 환희 씨와 외손녀 준희 씨 공동명의로 돼 있는 아파트에서 이틀간 머무른 혐의를 받는다.
해당 아파트는 고 최진실이 생전에 구입해 가족과 함께 살다가 자녀인 환희 씨와 준희 씨가 공동명의로 상속받은 상태였다. 정 씨는 지난해까지 남매와 함께 살다가 준희 씨가 성인이 되면서 같은 해 10월 그 집에서 나와 혼자 생활하고 있다.
정 씨는 환희 씨의 부탁을 받아 집안일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씨는 11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7일 손자 최환희가 3박 4일 집을 비우면서 반려묘를 돌봐달라고 부탁해 집에 갔다”며 “밤늦게까지 집안일을 했고, 다음날인 8일까지 반찬 준비와 빨래를 하고 거실에서 쉬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준희 씨가 남자친구와 집에 와 정 씨와 마주쳤고 준희 씨는 “할머니가 왜 여기 있냐. 이 집은 할머니와 상관없는 내 집이니 나가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후 준희 씨가 공개한 해당 아파트 엘레베이터 폐쇄회로(CC)TV에는 정 씨의 주장과는 달랐다. 준희 씨는 처음부터 남자친구와 함께 집에 가지 않았다. CCTV 영상을 보면, 준희 씨가 혼자 집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온 후 남자친구와 함께 다시 집으로 들어가고 있다.
준희 씨는 혼자 아파트로 들어갔으나 할머니 정 씨의 폭언을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 집에서 나와 남자친구를 데리고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씨는 “경찰이 ‘집주인인 외손자가 부탁해서 집에 와 있었다고 해도 집을 공동 소유하고 있는 또 다른 집 주인이 허락하지 않으면 법적으로 주거침입이 된다’고 하면서 퇴거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버티다가 경찰에 의해 관할 반포지구대로 긴급체포 연행됐다. 그는 지구대에서 1시간가량 대기하다 9일 새벽 1시경 서초경찰서로 이송돼 피의자 진술을 받고 오전 6시쯤 귀가했다.
정 씨는 이전에도 환희 씨를 챙기기 위해 일주일에 한두 번씩 다녀가곤 했다며 주거침입으로 경찰에 신고당했다는 것에 대해 속상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딸이 남긴 혈육들을 죽을 때까지 잘 보살피다 떠나는 게 마지막 할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남은 것은 원망뿐인 것 같아 너무 슬프다”며 “두 손주가 모두 성년이 돼 각자 따로 살 게 되니 차라리 홀가분하다. 어린 것들을 키우느라 정신없이 살 때는 몰랐는데 이제서야 딸을 향한 그리움이 밀려와 밤잠을 못 이룬다”고 했다.
준희 씨는 중학교 재학 시절 외할머니로부터 폭행당했다며 외할머니 정 씨를 직접 신고하고 SNS에 글을 썼다. 하지만 경찰 조사를 통해 정 씨의 가정폭력 혐의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오빠 환희 씨도 외할머니의 폭력이 없었다고 사실관계를 확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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