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갓길에서 달리던 말이 갑자기 차 앞으로 끼어들어 부딪혀 죽고 기수는 크게 다치는 사고가 났다. 기수는 차량 운전자에게 말값과 위자료 등 3900만 원짜리 소송을 제기했다.
11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해 2월 26일 오후 5시경 경북 칠곡군의 한 국도에서 발생했다.
차주 A 씨가 제보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해당 국도는 중앙 분리대가 있는 편도 2차선 도로로, 당시 갓길에서 달리던 말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갑자기 A 씨가 주행 중인 2차로로 들어왔다.
차량과 부딪힌 말은 사망했고, 기수는 부상했다. A 씨 측 보험사는 ‘우리는 잘못이 없다’는 취지의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냈다.
그러자 기수 측은 말값 1700만 원과 자신의 전치 16주 진단 치료비 1200여만 원, 위자료 1000만 원 등 3900여만 원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
1심은 “말이 갑자기 2차로로 진입하리라고 예상할 수 없었을 거다. A 씨는 말을 발견한 이후 차량 속도를 줄이고 1차로 쪽으로 방향을 변경하는 등 충돌을 피하고자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며 A 씨의 잘못이 없다고 판결했다.
사연을 접한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는 “20여m 전에 갑자기 들어온 말은 피하기 어렵다. 2초 만에 사고가 났다”며 “갓길로 달리던 자전거가 갑자기 들어와 사고 난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에서 말이 가면 말이 들어올지 모르니 경적을 울려야 하나. 그럼 말이 놀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은 졌을 때 변호사 비용 440만 원을 물어줘야 하고, 항소에서 또 패하면 440만 원을 또 물어줘야 하므로 항소 여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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