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권 카르텔’의 정점으로 지목된 구현모 전 대표와 남중수 전 사장 등이 개입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가 확보한 녹취록에는 황욱정 KDFS 대표가 구 전 대표와 남 전 사장 등을 거명하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내용이 구 전 대표 등 KT 경영진들이 일감 몰아주기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정황으로 보고 있다. KDFS는 KT텔레캅의 하청업체로 황 대표는 구 전 대표와 남 전 사장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구 전 대표 등 KT 경영진들이 일감을 몰아준 다음 KDFS를 ‘비자금 저수지’로 활용한 것으로 보고 황 대표 등에 대한 신병 확보에도 나섰다. 검찰은 허위 자문료를 지급하고 자녀들을 허위 직원으로 등재하는 방식으로 회삿돈 약 50억 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황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황 대표 자녀들은 KDFS의 ‘유령’ 직원으로 억대 연봉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3일 열린다.
황 대표로부터 KDFS 법인카드를 받아 수천만 원씩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홍모 KT 상무보와 이모 KT 부장, KT텔레캅 상무 출신인 김모 KDFS 전무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도 이날 함께 열린다. 이들은 황 대표의 청탁을 받고 기존 계약업체인 KFNS의 용역 물량을 계약조건을 무시한 채 대폭 줄인 혐의도 받고 있다. 그 과정에서 황 대표는 홍 상무보의 아들을 특혜 채용하고 김 전무의 부인을 ‘유령’ 직원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들의 신병 확보에 이어 박종욱 KT 대표 직무대행과 KT 경영지원부문 신모 부사장 등 구 전 대표의 측근들에 대한 조사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