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생 친구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 된 여고생이 피해 학생을 상대로 과거 학교 폭력을 저질렀던 가해자로 드러났다.
앞서 대전 둔산경찰서는 동급생 친구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여고생 A 양(17)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3일 밝혔다.
A 양은 전날 낮 12시경 대전 서구에 있는 친구 B 양의 집에서 B 양을 폭행하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A 양은 B 양이 숨지자 본인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하다 실패하자 경찰에 직접 신고했다.
A 양은 B 양과 평소 친분이 있었던 사이로, 범행 당일에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려고 B 양의 집을 방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A 양의 진술과는 다르게 A 양이 과거 B 양을 상대로 학폭을 저지른 정황이 발견됐다.
13일 MBC는 A 양이 고2 때인 지난해 8월 B 양과 관련해 학교폭력위원회 처분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학폭위에서 A 양이 학폭 가해자로 판단됐지만, 처분은 학급 분리 조치에 그쳤다고 한다.
B 양의 유족은 MBC에 “(B 양은) 가해자의 전학을 강력하게 원했는데 다른 반으로 이동조치되는 걸로만 결과가 나왔다. 학급은 분리됐지만 (B 양이) 이동수업 때마다 가해 학생을 마주치는 걸 힘들어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학교 측은 학폭위 개최 사실은 인정했으나 “이번 살인 사건과 당시 학폭위는 무관하며, 처분 수위 역시 개인정보에 해당해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B 양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으며,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 중이다.
A 양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신문(영장 실질심사)은 14일 대전지법에서 진행된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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