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내린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경북 경산에서 차량이 물에 잠기자 차주가 선루프 위로 대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11일 오후 2시 17분경 경산시 옥산동의 한 지하차도에 차량과 함께 갇혀 꼼짝 못 하는 남성의 모습이 올라왔다. 폭우로 지하차도가 침수되면서 차량이 물에 잠긴 것이다. 남성은 선루프를 열어 몸을 내민 채 구조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이 장면은 1년 전 온라인상에서 화제 된 ‘서초동 현자’를 연상케 한다. 지난해 8월 서울 서초구에서도 기록적인 폭우로 차량이 물에 잠겼다. 당시 차주는 침수된 차량의 보닛 위에 올라가 휴대전화를 바라보며 물이 빠지길 기다렸다. 누리꾼들은 그에게 ‘서초동 현자’라는 별칭을 붙였다.
전문가들은 운전 중 침수 발생 시 차 안에 있거나 무리하게 운전해 대피하려고 하기보다는 이들처럼 차량 지붕 등에 올라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서초동 현자’를 두고 “주변에 침수 상황이 상당히 심각했기 때문에 무리해서 대피하려고 했다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일정 부분 침수된 상태에서 물이 더 불어나지는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차량 지붕 위에서 시간을 기다리는 게 더 안전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폭우 상황에서 운전할 경우 “침수 여부를 떠나 시야가 비에 가려서 확보되지 않는다면 운전을 안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차량이 침수됐을 때는 “정상적으로 운전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바퀴가 이미 잠길 정도라면 차량을 포기하는 게 맞다. 무리하게 운전할 경우 대피 시점을 놓쳐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도 차량 침수 우려 시 창문이나 선루프를 미리 열어 탈출로를 확보할 것을 권고한다. 또 △타이어 높이의 2/3 이상이 잠기기 전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 △차량 침수로 문이 안 열린다면 단단한 물체로 창문 모서리를 깨고 탈출 등의 대처 방법을 제시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