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서 지하차도가 침수돼 버스와 승용차 등 차량 19대가 물에 잠겼다. 이들 차량에 최소 17명 이상이 고립된 것으로 추정돼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빗물이 계속 유입돼 난항을 겪고 있다.
15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5분경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침수돼 버스 등 차량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긴급출동한 소방당국은 난간에 매달려 있던 버스 승객 등 9명을 구조했고, 30대로 추정되는 남성의 시신 1구를 인양했다.
소방당국이 현장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결과 침수 당시 지하차도에 진입한 차량은 버스 1대와 승용차등 모두 19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침수 당시 최소 27명이 차량안에 있는 걸로 추정된다”라며 “지금까지 이 가운데 9명을 구조하고 1명이 숨져 최소 17명 가량이 고립된 걸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침수 사고는 지하차도 인근 미호강 제방이 무너지면서 급속하게 강물이 유입돼 발생했다. 물막이 작업을 해야 지하차도 수위가 낮아지는데 지속적으로 강물과 빗물이 유입돼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궁평2지하차도의 전체 길이는 685m이고, 이 가운데 터널공간은 430m 가량이다. 터널공간에 차 있는 물은 6만t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방당국과 충북도 청주시 등은 울산 화학구조센터에서 대용량 방사포 4대를 지원 받아 현장에 투입해 배수작업을 하고 있지만 사고 현장은 현재 지하차도 상단까지 완전히 침수된 상태이다.
119특수구조대와 군 전문요원 등까지 나서 보트 등을 동원에 수색작업을 하고 있지만 지하차도 내부가 흙탕물이어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잠수부를 투입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소방당국은 수색 구조와 배수 작업이 수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지하차도 침수 우려가 예견됐으면 미리 차량 통행 제한 조치를 내렸을 텐데, 이번 침수는 불과 몇분 사이에 급속하게 물이 차도에 차오르는 바람에 통행 제한을 내릴 시간적 여유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사고수습대책본부를 꾸리고 예비비를 긴급 투입해 사고 수습과 유족 및 부상자를 지원에 나섰다.
앞서 이날 오전 5시28분경에는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석판리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 당시 이곳을 지나던 승용차가 흘러내린 흙더미에 깔려 차량안에 있던 1명이 숨졌다. 괴산에서는 괴산댐이 월류했고, 충주댐도 홍수기 제한수위를 넘겨 양 지역 주민 7000여 명이 인근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이 밖에 청주 무심천 하상도로 등 도로와 산책로 등 112곳과 속리산과 소백산 등 등산로도 전면 통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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