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초 사이 폭포수처럼 쏟아진 물폭탄, 손쓸 방법 없는 ‘극한 호우’…일주일 사진정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16일 11시 00분


오송 지하차도에 물이 유입되는 장면. 사진=뉴시스
나흘간 최대 530㎜가 넘는 장대비가 전국을 할퀴고 있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6일 0시 현재 폭우로 인해 전국에서 36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습니다. (사망자 경북 17명, 충남 4명, 충북 4명, 세종 1명 등 26명) 특히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아직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은 앞으로 충남권남부와 남부지방에 2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추가로 내릴 것으로 예보한 상태라 추가 피해와 실종자 수색 작업에도 난항이 예상됩니다.

출처 = YTN 영상 캡처
출처 = YTN 영상 캡처
오송읍 지하차도 침수 사고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갑자기 무너진 제방에서 물이 폭포수처럼 지하차도로 콸콸 들어갔고 대처하기에는 너무 짧은 순간 간 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불과 40초 사이 불어난 물에 블랙박스 영상 차량 앞에 있는 1톤 트럭이 전진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촬영한 영상 뒤에 있었던 차량들은 연쇄적으로 정체되었을 것이고 당시 차량에서 탈출한 사람들은 폭포나 다름 없는 물살에 서있기도 힘든 상황으로 추측 됩니다.

15일 오후 미호천 범람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2 지하차도 진입도로에서 소방 당국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사진=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사건 현장을 취재한 동아일보 사진부 기자의 드론 영상을 보면 어디가 지하차도 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물이 불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종자 수습에도 애를 먹는 이유는 터널차로 길이만 430미터에 높이가 4.5m라 최대 5만톤에서 6만톤의 물이 차 있는 상황이고 배수를 해도 물의 양이 너무 많고 보트를 타고 구조를 벌일 수 있는 최소한의 높이 1미터가 확보되지 않아 구조대원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 입니다. 다행히 아침 6시 잠수부들이 첫 투입 되었고 실종자 수색을 시작한 상태 입니다.

15일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일대 모습.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일대가 인근 하천에서 불어난 물에 잠겨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15일 청주시 운천초등학교가 인근 무심천에서 불어난 물에 잠겨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극한호우’는 매우 짧은 시간에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극단적인 비’(1시간에 50mm와 3시간에 90mm를 동시에 충족할 때, 보통 1시간 강수량이 30mm를 넘으면 ‘집중호우’)로 정의 내립니다. 시간당 80mm 이상은 사람들이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 같다’라고 느낄 정도의 폭우입니다. 특히 최근 25년간 국내 시간당 강수량 수치를 분석해 보면 극한 호우가 결코 극히 드문 사례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시간당 80mm 이상의 극한호우는 2019년 30회, 2020년 35회, 2021년 21회 관측됐습니다. 또한 극한호우는 장마철이 아니어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상청은 우리가 지금과 유사한 수준의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한다면 ‘10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강한 강수 빈도가 2040년까지 29%, 2060년까지 46%, 2100년까지 53% 증가할 것이라고 지난해 6월에 발표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더라도 그 빈도는 2100년까지 29%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김주완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극단적인 호우는 단 한 번만 발생해도 큰 피해를 남기는 만큼 바뀐 기후를 토대로 도시 배수와 방재 정책을 재수립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 2022년 동아일보가 취재한 ‘극한호우’ 기사 인용

사진=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15일 오전 충북 괴산군 칠성면 괴산댐이 폭우로 인해 수문을 열고 물을 방류 중인 가운데 댐 아래 위치한 하류 지역이 침수돼 있다. 괴산군에 따르면 괴산댐은 이날 오전 6시께부터 9시까지 최대 방수량(초당 2700t)보다 많은 비가 유입돼 월류했다. 괴산댐 인근 외사리와 송동리 마을 주민 400여 명은 월류 직전 모두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 “시간표가 정해지지 않는 것은 전례 없고, 터무니없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한 젤렌스키


나토 정상회의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 사진= AP 뉴시스


지난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31개 나토 회원국은 지난해 9월 나토 가입을 신청한 우크라이나를 당장 동맹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신속한 가입에는 동의했지만 명확한 가입 일정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신속한 가입이란 절차가 개시될 경우 반드시 거쳐야 하는 MAP(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 면제를 말하는 것으로 2020년 나토에 가입한 북마케도니아 경우 MAP 절차를 밟는 데만 20년이 걸렸는데 이 MAP를 우크라이나에게는 면제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가입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는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를 받아들이면 회원국 모두가 러시아와의 전쟁에 직접 참전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이 큰 이유로 작용했습니다. (나토 헌장 5조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은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필요시 무력 사용과 원조를 제공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 뉴시스
사진 = AP 뉴시스

“시간표가 정해지지 않는 것은 전례 없고, 터무니없다”
이런 분위기를 미리 감지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불확실성은 나약함”이라며 나토의 적극적 태도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와 발트 3국(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나토 동유럽 국가는 가입에 적극적이었지만 미국 독일 등은 러시아를 불필요하게 자극해 전쟁을 확전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반대했습니다. 대신 나토 회원국이 아니지만 미국이 안전 보장을 제공하고 있는 이스라엘 사례를 거론하며 우크라이나에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11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다. 이번 회의에선 우크라이나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나토는 전쟁 중인 국가를 회원국으로 받지 않고 있어서 우크라이나의 실제 가입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래픽=뉴시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11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다. 이번 회의에선 우크라이나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나토는 전쟁 중인 국가를 회원국으로 받지 않고 있어서 우크라이나의 실제 가입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래픽=뉴시스

10일(현지시각)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만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맨 왼쪽)과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맨 오른쪽)가 악수하고 있다.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3자 회동을 소집했다. 사진=AP 뉴시스

한편 19세기 나폴레옹 전쟁 이후 약 200년간 군사적 중립을 유지한 스웨덴 (제1, 2차 세계대전 독일 침공을 피하기 위해 중립노선)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 신청서를 냈습니다. 핀란드는 올 4월 31번째 나토 회원국이 됐지만, 스웨덴은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반대에 막혀 있다가 최근 헝가리가 찬성을 표했고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서 줄타기하던 튀르키예도 이번 나토 회의에서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32번째 회원국으로 가이 사실상 확정되었습니다. 이로써 러시아를 제외한 북극권의 7개국 전역이 ‘나토 블록’에 편입됐습니다.

●리투아니아에서 한일 정상, 순방 일정 연기 하며 비공개로 간 키이우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모니터링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달라.”
“일본과 한국 국민의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방출은 하지 않겠다.”

나토 정상회의에 참가한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12일 리투아니아에서 만나 30분간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비공개 회담에서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한일 정상회담은 이번이 6번째이지만 윤 대통령이 직접 방류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입니다. 13일에는 폴란드로 넘어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여기서 우크라이나 재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재건의 거점이어서 한국이 우크라이나 재건에 참여할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또한 폴란드의 한국산 무기 추가 도입과 원전 협력도 강화도 논의했습니다. 폴란드 방문을 마친 윤 대통령은 순방 일정을 연장하고 15일 우크라이나를 극비리에 전격 방문했습니다.

사진 = 뉴시스

우크라이나 키이우 대통령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생즉사(生則死) 사즉생(死則生)’의 정신으로 강력한 연대를 표하며 “한국의 안보 지원, 인도 지원, 재건 지원을 포괄하는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군수물자 지원과 지난해 약 1억 달러의 인도적 지원에 이어, 올해 1억5,000만 달러의 지원도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전 방명록에는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의 자유를 위하여!”라고 남겼습니다.

● 보건의료노조 파업에 코에 호수 꽂은 채 ‘날벼락 퇴원 통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산별총파업대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13일에 이어 이틀째다. 이한 결기자 always@donga.com

간호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강화 등을 내세우며 13일 오전 7시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총파업을 가졌습니다. 전국 145개 의료기관 소속 간호사와 의료기사, 간호조무사 등 의료인력 4만5000여 명(노조 측 추산)이 파업에 참여했는데 파업의 ‘풍선 효과’는 응급수술 가능 병원이 적은 비수도권에서 더 극명하게 벌어졌습니다. 치료받아야 할 환자들이 병원 문턱에서 발길을 돌리고, 병원과 병원 사이에 숨 가쁘게 환자가 이송되는 등 혼란이 벌어졌습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13일 총파업을 앞둔 가운데 12일 오후 경남 양산시 양산부산대병원 로비에 노동조합 파업으로 인한 정상 진료 불가를 알리는 안내문 앞으로 일반병동 환자들이 퇴원하고 있다. 양산=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경남 양산시 양산부산대병원은 조합원 2000여명 중 병동 간호사 14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여 정상 진료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파업에 대비 중증 환자나 산모, 유아를 제외한 일반 병동 입원 환자를 강제 퇴원시키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 12일 오후 병원의 요청에 한 환자가 코에 호스를 꽂은 채 퇴원 준비를 하는 모습입니다.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을 강행한 건 2004년 ‘의료 민영화 반대 파업’ 이후 19년 만인데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보건의료노조가 민노총 파업 시기에 맞춰 정부 정책 수립과 발표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쌍둥이 판다’ 몸무게가 어미보다 800분의 1인 이유는


갓 태어난 쌍둥이 판다를 보살피는 어미 판다 아이바오 자매 사진=에버랜드 제공
새끼 판다 자매의 몸무게는 각각 180g, 140g 사진=에버랜드 제공

7일 국내 유일의 자이언트 판다 커플인 아빠 러바오(10)와 엄마 아이바오(9) 사이에서 쌍둥이 판다 자매가 몸무게 180g, 140g으로 태어났습니다. 엄마 아이바오는 2020년에도 암컷 판다 한 마리를 낳았는데 태어났을 때 몸무게는 197g이었지만 세 살인 현재 몸무게는 98kg이라고 합니다. 송아지나 말 등은 태어나자마자 걸을 수 있도 있는데 육중한 몸집의 판다 새끼는 어미의 900분의 1∼800분의 1 크기로 태어난다고 합니다. 이유는 자궁에서 수정란(정자와 만나 수정이 이뤄진 난자)이 늦게 착상되기 때문인데 착상이 늦기에 영양분 흡수도 늦어지고 세포분열도 늦어져 미숙한 상태로 태어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비슷한 경우의 포유류로 캥거루가 있는데 길이 2㎝, 몸무게 1g의 크기로 태어나 최대 1.5m까지 성장합니다.

암컷 판다가 임신이 가능한 시기는 1년 중 봄철에 단 1번 약 3일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혼자 생활하는 습성이 있는 판다가 이 시기에 수컷과 만나 짝짓기에 성공해야 하고 그 뒤로 약 4개월의 임신 기간을 가진 후 7, 8월경 출산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에버랜드 판다월드에 있는 판다들의 생일이 모두 7월이라고 합니다. 다른 포유류에 비해 유난히 작게 태어나는 판다는 새끼의 사망률도 높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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