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지하차도 참사’ 늑장 대응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20일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한없는 고통을 당하고 계신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제가) 제 때 (현장에) 갔어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을 더했다.
김 지사는 이날 충북도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취재진과 만나 “처음에 심각성 판단을 못 했다. 도의 최고 책임자로서 현장에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더 긴박한 상황을 괴산댐 월류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참사 당일) 오전 9시 44분에 오송 지하차도 관련 첫 보고를 받았고, 오전 10시 10분에 실종 1명·심정지 1명 소식을 들어 사상자가 한두 명이라고만 생각했지, 엄청난 사고가 일어났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골든타임이 짧은 상황에서 사고가 전개됐고, 임시 제방이 붕괴하는 상황에선 어떠한 조치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생명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제 때 (현장에) 갔어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지사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모든 문제는 유가족의 심정으로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밝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제 때 갔어도 상황은 안 바뀌었을 것’이라는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김 지사는 기자실을 방문해 해명했다. 그는 “그분(희생자)들이 고통 받고 생존을 위한 싸움을 하고 있는 순간에 내가 거기 있었어야 한다는 자책에서 나온 얘기”라며 “(현장에) 좀 더 빨리 갔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참사 현장이라는 생각을 전혀 못했기 때문에 내가 그때 가서 그분들을 살리지 못한다 할지라도 거기 갔어야 한다는 뜻으로 한 얘기”라고 말했다.
한편 김 지사와 함께 비판을 받고 있는 이범석 청주시장도 이날 합동분향소에 다녀갔으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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