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보호 법안 8건 국회서 계류중…여야 “학부모 ·시민 단체 반발 심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20일 16시 45분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를 추모하는 근조화환이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 길게 늘어 서 있다. 2023.07.20. 뉴시스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를 추모하는 근조화환이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 길게 늘어 서 있다. 2023.07.20. 뉴시스
서울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다가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가 하면, 여성 교사가 6학년 제자에게 폭행당해 전치 3주의 부상을 입는 등 ‘교권 추락’ 사태가 잇따르는 가운데 교권을 보호하기 위해 발의된 법안들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에 따르면 21대 국회 들어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 개정안 등 교사 지위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은 총 8건이 발의됐지만 전부 상임위에 단계에 발목이 잡혀 있다. 논의 우선순위에서 밀린 데다, 학부모·시민 단체의 반발도 적지 않아서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올해 6월 발의한 교원지위법 개정안에는 무고하거나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이 올해 5월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는 교사의 고의·중과실 없는 정당한 생활지도와 관련해 조사 및 수사가 이뤄질 경우 경찰이 사전에 교육청의 의견을 듣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의원은 중대한 교권 침해 사안에 대해선 징계 처분을 학생부에 기록하게 하는 교원지위법 개정안도 지난해 8월 발의했다.

해당 법안들은 대다수가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처벌되지 않도록 면책권을 주는 데 방점을 뒀다. 현행 아동복지법상 교사는 아동학대로 신고만 당해도 사실관계를 떠나 곧바로 직위 해제된 후 경찰 수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덕난 국회입법조사처 연구관은 “단지 신고만으로 교사를 수업, 학생으로부터 격리할 수 있다 보니 개인적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보복성 이유로 학생이나 학부모가 교사를 신고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그렇게 시달린 교사들은 추후 경찰 조사 결과로 무혐의가 나오더라도 이미 상처가 가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교권 침해에 대한 교육 현장의 호소 목소리는 이미 훨씬 전부터 이어져왔지만 국회의 경각심이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관련 법안들이 신속 처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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