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관계 수사·증거인멸 가능성 두고 다툼
박용수씨 구속적부심 기각…박씨 계속 구속
검찰, 이르면 21일 박씨 재판에 넘길 듯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는 송영길 전 대표의 보좌관의 구속이 유지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1부(부장판사 임재훈·김수경·김형작)는 이날 오후 송 전 대표 보좌관 출신 박용수씨의 구속적부심 청구를 기각했다.
구속적부심은 수사 단계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법원에 구속 여부를 다시 한번 판단을 구하는 절차다. 재판부는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약 34분간 구속적부심사를 진행한 뒤 심리를 거쳐 기각 판단을 내렸다.
이날 심사 과정에서 수사팀 검사 3명은 ‘조직적 금품 살포라는 사건의 성격과 공범관계 수사 필요성 및 증거인멸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혐의 등을 바탕으로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반면 박씨 측 변호인은 공모 관계에 관한 법리적인 주장을 제시했고, 사실관계에 대한 이견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박씨가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고, 수사를 통해 상당한 증거가 수집됐기 때문에 불구속 수사가 타당하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박씨도 불구속 수사를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는 취지로 직접 입장을 피력했으나, 재판부는 박씨가 계속 구속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박씨는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구속기소),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과 공모해 총 6750만원을 살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박씨가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씨로부터 5000만원을 수수해 캠프 자금과 합쳐 윤관석(현 무소속) 당시 민주당 의원에게 6000만원을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윤 의원은 이 돈을 300만원씩 돈봉투에 담아 현역 의원 약 20명에게 살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비슷한 시기 서울 지역 상황실장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50만원, 서울 지역 상황실장 박모씨에게 전화선거운동을 위한 콜센터 운영비 명목으로 700만원을 준 혐의도 있다.
또 2020년 8월 및 2021년 5월 전당대회와 관련해 컨설팅업체 ‘얌전한고양이’에 의뢰한 송 전 대표 관련 여론조사 비용 9240만원을 송 전 대표 외곽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가 대납하게 하고, 증거인멸을 위해 지난해 11월 먹사연 하드디스크 교체를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증거인멸이 염려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구속적부심 절차를 거치면서 박씨의 구속 기한은 오는 22일에서 1~2일가량 다소 늘어나게 됐다. 법원이 적부심 청구에 따라 수사관계 서류와 증거물 등을 접수한 때부터 결정 후 검찰청에 반환할 때까지 기간은 구속 기간에 산입되지 않는다.
다만 검찰이 통상 주말에 사건 처분을 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박씨는 이르면 오는 21일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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