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조수지 씨(27)는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참사 소식을 접한 후 차량 탈출용 망치를 구입했다. 조 씨는 “평소 이동할 때 차량을 자주 이용하는데 사고 소식을 듣고 불안이 커졌다”며 “언제든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에 두니 마음이 좀 놓여 가족 모두를 위해 망치를 추가로 살 것”이라고 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후 차량용 비상 탈출 용품을 구입하는 등 침수 상황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20일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선 차량용 망치가 ‘일시 품절’되기도 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침수 사고 시 탈출 방법이 화제의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비상탈출 용품 구매 인증 글도 줄줄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올해는 폭우가 문제”라며 “탈출용 망치 두 개를 구매해 아내에게도 하나 선물했다”는 글을 올렸다.
차량용품 판매 업체 대표 A 씨는 “현재 차량용 망치는 주문이 폭주해 일시 품절된 상태”라며 “오송 지하차도 참사 이후 (탈출 용품) 관련 문의만 100건 정도 들어왔는데 이는 지난해 대비 2, 3배 가까이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 온라인쇼핑몰 업체 관계자는 “참사 직전(8∼12일) 대비 15∼19일 차량 비상용품 거래량이 두 배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하차도를 이용하는 게 불안하다며 ‘지하차도 포비아(공포증)’를 호소하는 시민도 늘었다. 직장인 김모 씨(37)는 참사 다음 날인 16일 경기에 사는 부모님 집에 갈 때 평소 이용하던 지하차도 대신 30분이 더 걸리는 우회로를 택했다고 한다. 김 씨는 “당시 서울에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또 바로 옆이 하천이라 혹시 침수될까 봐 무서워서 돌아서 갔다”고 전했다.
직장인 박모 씨(38)도 이번 참사 후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는 이용하던 광역버스 대신 지하철을 타기로 했다. 박 씨는 “광역버스는 대형 지하차도 두 곳을 지나는데, 혹시라도 침수 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져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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