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황룡강 범람 대비 123명 대피
목포 도로 잠겨 주민 3명 한때 고립
오늘까지 광주 전남 120mm 더 내려
중대본 “전국 시설피해 1만건 넘어”
호남 지역에 시간당 70mm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24일 전남 목포시 도심이 침수됐고,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주택 수십 채가 빗물에 잠겼다. 광주 황룡강 장록교 인근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돼 인근 마을 주민 100여 명이 대피했다. 이날 광주·전남 지역에서만 300건 넘는 호우 피해 관련 신고가 접수됐지만 다행히 이날 오후 8시까지 인명 피해는 없었다.
● 8차로 도로 잠기고, 빈집 무너져
이날 내린 비로 목포의 한 중고차 매매단지 인근 도로에 물이 차올라 중고차 30여 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인근 상인들은 이곳에 세워져 있던 중고차 470여 대를 3시간 동안 옮기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상인 김모 씨(63)는 “10여 년 전에도 같은 피해를 입었는데 이번에도 배수관이 제대로 역할을 못 한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전날부터 200mm에 육박하는 비가 내린 목포에선 주택 20여 곳이 침수되고, 아파트 지하주차장 2곳이 물에 잠겼다. 특히 석현동 삼거리 일대 약 150m에 이르는 왕복 8차로 도로가 최대 성인 허벅지 높이까지 물에 잠겼다. 소방당국은 일대에 출동해 고립된 주민 3명을 구조했다.
전남 영암군에서도 아파트 상가 10여 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틀 동안 200mm 가까운 비가 내린 전남 나주시에서도 이날 오전 6시경 중학교 뒤편 경사지가 무너져 내리며 토사가 유리창을 뚫고 건물 내부까지 쏟아졌지만 방학 기간이라 인명 피해는 없었다.
광주에는 전날부터 도로 침수 19건 등 총 38건의 호우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광주 동구에선 한 노후 상가 건물이 무너졌지만 빈 건물이라 다친 사람은 없었다. 황룡강 장록교 인근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돼 광산구 81가구 123명이 광산구청 등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지하차도 2곳과 하부도로 12곳도 한때 통제됐다.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강기정 광주시장이 22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홍보차 유럽 4개국 순방 일정에 나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광주시 측은 “강 시장이 현지에서 오전 2시 반까지 화상회의로 상황을 점검했다”고 해명했다.
● 중대본 “시설 피해 1만 건 넘어”
이날 광주·전남 지역에는 극한 호우 수준의 ‘물 폭탄’이 쏟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23일부터 호우특보가 해제된 24일 오후 2시까지 전남 무안군 운남면 255.5mm, 전남 신안군 압해도 250.5mm, 전남 함평군 244.5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광주(광주과학기술원 기준)는 200.5mm, 목포 193.4mm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이번 장맛비가 25일 대부분 그치고 26일에는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다만 24일 밤부터 다시 비가 내리면서 25일까지 광주·전남은 120mm, 부산·경남 100mm, 대구·경북은 80mm까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한편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집중호우로 47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시설 피해는 1만923건으로 1만 건을 넘었다. 이재민은 1만2307가구, 1만8863명이 발생해 여전히 1536가구, 2419명이 집에 돌아가지 못한 상태였다. 농경지 3만5392ha(헥타르)가 침수 또는 낙과 피해를 입었고, 닭과 오리 등 가축 87만2000마리가 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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