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4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당시 극적으로 탈출한 마지막 생존자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KBS가 지난 25일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당시 생존자들은 터널 천장까지 물이 가득 찬 절박한 상황에서 서로를 의지해 필사의 탈출을 시도했다.
블랙박스 영상을 촬영한 승용차는 물이 들어오기 시작할 때부터 지하차도에 진입했다. 차량은 불과 몇초 만에 물이 보닛까지 차오르면서 더는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물은 순식간에 어른 허리 높이까지 차올랐고 주위의 승용차 몇 대가 둥둥 물 위로 떠다니고 있었고 위험을 직감한 탑승자들은 차량을 빠져나와 지하차도 출입구로 향해 걸어 나갔다.
하지만 밀려드는 거센 물살에 떠밀려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다시 지하차도 안쪽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곧바로 사람의 발이 바닥에 닿지 않을 정도로 물이 차올랐다. 4명이 허우적거리며 터널을 빠져나가려고 몸부림을 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남성 1명이 헤엄을 쳐 겨우 침수된 한 차량 위에 오르는 데 성공했고 그는 주변에 있던 다른 사람들을 도와 차량 위로 끌어 올렸다.
차량에 오른 사람 중 1명이 휴대전화로 애타게 구조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지하차도의 물은 곧바로 터널 천장인 30cm까지 차올랐다.
결국 이들은 지하차도 입구까지 이어진 천장 철제 구조물을 붙잡고 탈출을 감행했다. 불과 10초 뒤 이들의 탈출 모습을 찍고 있던 차량은 물에 완전히 잠겼고 영상은 끊겼다.
마지막까지 필사의 탈출을 감행했던 영상 속 4명 중 1명은 끝내 지하차도를 빠져나오지 못했다. 한 생존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몸이 알아서 막 움직이고 그랬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해당 영상은 생존자의 동의를 거쳐 공개된 것이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는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경 인근의 청주~오송 철골 가교 공사 현장 45m 구간에서 제방 둑이 터져 강물이 다수 유입되며 발생했다. 순식간에 차오른 물에 당시 도로를 지나던 차량 16대가 물에 잠겼고 이같은 침수로 인한 사망자는 14명, 부상자는 10명으로 집계됐다.
검찰은 지하차도 침수 사고 직전 미호강 홍수경보를 발령했음에도 차량 진입 통제 등 초동 조치가 없었던 점, 관계 기관이 침수 상황 전파에 늑장 대처한 점, 지하차도 배수펌프가 작동하지 않은 점, 임시 제방의 부실 설계·시공 여부 등 참사 원인으로 지목된 각종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기관을 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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