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어린이과학동아 별별과학백과]설탕 없어도 달콤한 ‘제로 슈거’… 많이 먹어도 괜찮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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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젤리 등 ‘무설탕’ 식품 인기… 설탕 대신 인공 감미료로 단맛 내
설탕보다 달지만 칼로리는 낮아… 몸에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
동물 실험으로 부작용 위험 검증… “제로콜라 하루 33캔 마셔도 안전”

콜라, 젤리, 쿠키, 아이스크림 . 단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건강을 해칠까 봐 걱정되기도 하죠. 이런 걱정을 줄여주는 제품이 있는데요. 바로 설탕을 뺀 ‘제로 슈거’입니다. 제로 슈거 제품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 제로 슈거, 음료부터 과일-약까지 점령!
제로 콜라를 마셔봤나요? 설탕을 넣지 않았다면서 단맛이 나고, 게다가 칼로리도 낮다니 일석이조! 요즘엔 이런 제로 슈거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다고 해 당장 마트로 달려갔습니다.

최근 편의점과 마트에서 ‘제로’나 ‘무설탕’이라고 표시돼 있는 제로 슈거 제품을 찾아봤습니다. 탄산음료부터 쿠키와 미니 케이크, 그리고 사탕과 젤리 등의 간식까지 다양한 제로 슈거 제품이 있었어요. 약국에는 ‘설탕이 없는 감기약 시럽’도 있었습니다. 제로 슈거 제품 뒷면에서 원재료명을 확인해 보니 알룰로스, 에리트리톨,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등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러한 인공 감미료 덕분에 단맛이 나는 거예요.

인공 감미료는 혀의 단맛을 감지하는 수용체를 자극해요. 우리 혀에는 오돌토돌한 돌기들이 가득합니다. 그 안에는 동그란 ‘맛봉오리’가 있지요. 맛봉오리는 50∼100개 정도의 미각 세포들로 이루어져 있고, 각 미각 세포에는 단맛을 감지하는 ‘단맛 수용체’가 있습니다. 단맛 수용체에 특정 분자들이 결합하면 이 음식이 단맛이라는 신호가 뇌에 전달됩니다. 단맛 수용체는 설탕뿐 아니라 수크랄로스 등의 감미료와도 결합해 단맛 신호를 뇌로 보낸답니다.

게다가 감미료들은 설탕보다 훨씬 강한 단맛 신호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콜라에 들어가는 감미료인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200배 달고, 쿠키에 들어가는 수크랄로스는 설탕보다 600배 달아요. 오덕근 건국대 융합생명공학과 교수는 “감미료마다 특성이 달라 각각 다른 식품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자일리톨과 에리트리톨 등의 감미료는 수분을 끌어당기는 당알코올 성분이라 증발하면서 주변의 온도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요. 그래서 입안에 ‘화∼’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시원한 느낌을 내면 좋은 음식에 많이 활용할 수 있지요.

● 제로 슈거, 어떻게 0칼로리?
짝꿍이 “제로 슈거 제품에는 설탕이 없어 0칼로리니까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찐다”며 맘껏 과자를 먹고 있어요. 제로 슈거 제품의 칼로리가 낮은 이유가 뭘까요?

설탕 대체 감미료들이 칼로리가 낮은 건 대부분 우리 몸에 흡수가 잘 안 되기 때문이에요. 우리 몸에는 설탕을 포도당으로 분해해 소장에 흡수되게 도와주는 효소가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감미료는 우리 몸에서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다시 배출돼요. 감미료를 분해하는 효소가 없기 때문이지요.

다른 감미료와 달리 아스파탐과 스테비아는 우리 몸에 흡수될 수 있습니다. 아스파탐은 단백질처럼 아미노산으로 분해돼 우리 몸에 흡수돼요. 스테비아는 위와 장에서는 흡수되지 않지만, 장내 세균이 분해시켜 흡수된 뒤 나머지가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지난해 1월 미국 듀크대 뇌과학연구소 디에고 보호르케스 교수팀은 소화 과정에서 장이 감미료와 설탕을 구별한다는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쥐와 인간의 세포를 채취해 배양한 뒤 대체 감미료와 설탕을 넣었습니다. 전극을 통해 신경 반응을 측정한 결과 이 두 물질이 장의 위쪽에 있는 세포를 자극해 신경 전달 물질을 방출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이 세포는 설탕을 감지하면 글루타메이트라는 물질을, 감미료를 감지하면 ATP라는 물질을 방출해 신경으로 전달합니다. 두 신호가 뇌로 전달되면 뇌는 대체 감미료와 설탕을 다른 물질로 인식하는 거죠.

실제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연구팀은 90% 정도의 쥐들이 감미료보다 설탕을 더 많이 선택하는 것을 확인했어요. 장 세포가 신경 전달 물질을 방출하지 못하도록 했더니 설탕을 선택하는 쥐의 수가 약 60%로 줄었지요. 이는 쥐가 설탕을 선호하며, 장에서 보낸 글루타메이트 신경 전달 물질로 설탕을 구별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보호르케스 교수는 “쥐가 영양분이 더 많은 설탕을 감미료보다 더 좋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 제로 슈거, 많이 먹어도 괜찮다?
몇몇 제로 슈거 식품은 포장지 등에 ‘과량 섭취 시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있어요. 설탕 대체 감미료에 부작용은 없을까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안전성이 검증된 설탕 대체 감미료만 기업이 사용할 수 있게 허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식약처에서는 특정 감미료에 독성이 없는지 확인한 뒤 사용을 허가하고 있어요. 그런 다음 동물 실험을 통해 평생 감미료를 먹어도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 양을 알아내지요. 이 양의 100분의 1을 해당 감미료의 1일 섭취 허용량(ADI)으로 결정합니다.

하지만 제로 슈거 제품 뒷면에 감미료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 표시돼 있지 않아 얼마만큼 먹으면 ADI를 초과하는지 소비자가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식약처가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를 통해 ‘ADI를 넘기려면 체중이 35kg인 어린이 기준 250mL의 제로 콜라를 하루에 33캔 이상 마셔야 한다’는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또한 e메일 인터뷰를 통해 “국민들은 보통 ADI의 0.8∼3.6%의 설탕 대체 감미료를 매일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한다”며 “ADI를 초과 섭취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습니다.

#제로 슈거#무설탕 식품#몸에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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