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들의 담당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가운데 현직 특수교사가 주 작가를 향해 “아무리 생각해도 금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경기도교육청 소속 배재희 특수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호민과 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주호민. 당신은 건드리면 안 되는 걸 건드렸다. 다름 아닌 인간의 ‘자존’. 제일 추악한 게 밥그릇으로 사람 괴롭히는 것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주 작가를 향해 “당신네 부부, 가슴에 손을 얹고 그 ‘설리번’ 선생님보다 더 고상한 인격자라고 자신할 수 있나”라고 덧붙였다.
앞서 주 작가가 고소한 특수학급 교사에 대해 동료 교사와 다른 학부모들은 ‘설리번’을 연상케 할 정도로 존경받을 만한 분이었다고 평가했다. ‘설리번’은 ‘헬렌 켈러’의 스승으로 진정한 교육자의 표본으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이다.
배 교사는 장애 제자들이 저지른 실수 사례들을 언급하면서 “난 그런 게 단 한번도 역겹다고, 더럽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 나 같은 볼품 없는 특수 교사도 그 정도 소명은 영혼에 음각하고 산다. 나도 교사로 살며 말도 안 되는 분에 넘치는 축복과 칭찬 받아봤지만 ‘설리번’이란 말까진 못 들어봤다”며 “그분께 오늘이라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번 일 겪으며 우리 동문들이 그렇게 정신과 많이 다니는 것, 입원까지 한 것을 처음 알았다”며 “우리 특수 교사 후배들, 그 학력에, 그 월급 받고 차마 못할 일 감당하고 산다”고 했다.
배 교사는 “주호민, 당신이 구상한 대로 설리번 선생님 끝끝내 파멸시키면, 나도 사표를 쓸 것이다. 소송의 공포에 시달리느니 스스로 분필을 꺾겠다”며 “지금 벌이는 짓이 사람 갈구는 일진 놀음이지, 어디 정상적인 민원인가. 이렇게 한 사람을 파멸시켜서 당신네 부부가 얻는 게 뭔가”라고 반문했다.
주 작가는 경기도 용인시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자신의 자녀를 정서적으로 학대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9월 고소했다. 당시 주 작가의 아들은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행동을 해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 통합학급(일반 학생과 함께 수업받는 학급)에서 특수학급으로 분리됐다. 이후 주 작가 부부가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고 등교시켰고, 특수교사 A 씨가 아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주장하며 고소한 것이다.
주 작가는 교사를 무리하게 고소했다는 논란이 제기되자 지난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 있었다”며 “현재 관련 사안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니만큼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밝혔다.
이에 온라인상에는 주 작가로부터 고소당한 특수교사 A 씨가 작성한 경위서가 공유됐다. 경위서에서 A 씨는 “학생에게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강조하고자 했을 뿐 정서적으로 학대하고자 하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수업 중 계속해서 교실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주 작가의 아들을 제지하기 위해 ‘너 교실에 못 가’ ‘친구들 얼굴도 못 봐’ ‘왜 못 가는지 알아?’ 등의 발언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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