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보강 철근이 누락됐다는 소식을 들은 경기도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도색 공사인 줄로만 알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31일 SBS 등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입주한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의 LH행복주택은 지하주차장 무량판 기둥 300여 개 중 12곳에서 보강 철근이 누락된 것이 드러나 부랴부랴 공사를 벌이고 있다.
공사장을 천막으로 덮은 후 내붙인 안내문에는 “페인트 도색 보수 작업을 진행한다. 페인트가 묻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한 입주민은 “지금 일주일 넘었는데 설명도 안 해주고 방송도 안 해주고 색칠한다고만 말해놓고 눈 속이고 고치는 거면”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민도 “분진이 많이 나기에 물어봤더니 ‘주차장 바닥이 뭐 이상이 있어서 바닥 공사하는 거 같다’ 이렇게만 알고 있었다”고 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도 “저희도 전혀 몰랐다. 오늘 알았다”고 했다. 주민 게시판에는 뒤늦게 관련 설명회를 연다는 안내문을 붙였지만 철근 누락 이야기는 없었다고 한다.
국토부는 전날 LH 발주 아파트 중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개 단지를 전수 조사한 결과, 15개 단지에서 있어야 할 철근이 빠져 있었다고 발표했다.
15곳 가운데 입주가 완료된 단지 5곳은 △파주 운정 A34 △남양주 별내 A25 △음성 금석 A2 △공주 월송 A4 △아산 탕정 2-A14이다. 입주 중이거나 예정인 단지 4곳은 △충남도청 이전 신도시 RH11 △수서 역세권 A3 △수원 당수 A3 △오산 세교2 A6이다. 공사 중인 6곳은 △양주 회천 A15 △광주 선운2 A2 △양산 사송 A2 △양산 사송 A8 △파주 운정3 A23 △인천 가정2 A1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일부는 설계 과정부터 기둥 주변 보강 철근이 누락됐고, 일부는 설계도대로 시공되지 않았다”며 “정부는 국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신속하고 완벽하게 보강 조치를 진행하여 부실 무량판 구조가 한 군데도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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