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저녁 모임이 이번 주에만 두 차례 있는데, 연기할까 고민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최근에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다 보니 걱정되긴 합니다.”
직장인 차모씨(43·남)는 이번 주 예정된 지인 모임을 모두 취소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갑자기 불어나면서 혹시 감염될까 불안해진 탓이다. 이미 차 씨와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는 동료 직원 2명도 감염돼 격리됐다. 차씨는 “되도록 모임을 자제하려는 게 회사의 전반적인 분위기”라며 “조만간 예정된 회식도 연기됐다”고 말했다.
올여름 코로나 확진자가 갑작스레 불어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확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예정된 지인 모임이나 회식까지 미루는 등 개인 방역에 신경 쓰고 있다. 여기에 체감온도가 35도까지 치솟는 역대급 불볕더위까지 이어지면서 등산이나 골프 등 야외 활동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전날까지 1주일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만5529명으로 직전 주(3만8802명) 대비 17.3%(6720명) 증가했다.
주 단위로 보면 7월 4~10일 2만2815명, 11~17일 2만7955명, 18~24일 3만8809명, 25~31일 4만5529명으로 증가 폭이 점차 가팔라졌다.
코로나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회식이나 지인 모임을 미루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대학생 이모씨(22·남)는 “최근에 지인이 코로나에 확진돼 개인 방역에 신경을 좀 쓰려고 한다”며 “이번 주에 약속이 하나 잡혔는데 일단 미뤄뒀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씨(29·남)는 “최근에 팀원 중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회식을 취소했다”며 “점점 다른 날로 미루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마스크 등 방역 물품을 구비하는 시민들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신촌역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요즘 들어 마스크를 구매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더 확산되면 안 될 텐데 걱정이긴 한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배경으로는 여름철 ‘3밀(밀폐된 공간, 밀집된 장소, 밀접한 상황) 환경’이 꼽힌다. 더운 날씨로 인해 사람들이 시원한 실내로 들어오니 에어컨 바람을 통해 쉽게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밖에 없다. 현재 유행 중인 XBB 역시 기존 대비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확산세에 무감각하게 반응하는 시민도 적지 않다. 직장인 박모씨는 “방송 뉴스에선 심각하게 다루고는 있는데, 그냥 감기 수준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다시 예전처럼 약속을 모조리 취소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일 불같은 열기를 내뿜고 있는 날씨도 시민들의 야외 활동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골프장에 다녀온 B씨는 “물을 계속 마셔도 너무 더워서 어지러울 지경이었다”며 “이런 날씨가 계속되면 당분간은 골프를 쉬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지난주 경기도 인근으로 산행을 다녀온 C씨는 “폭염에는 등산을 하지 않는 게 좋을 듯하다”며 “산이 시원하다고는 하나, 올라가기까지 너무 힘들었다”고 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북태평양고기압 영향으로 당분간 체감온도 35도 이상의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제6호 태풍 카논이 북상하면서 고온다습한 공기를 지속적으로 유입시키고 있다. 이날 전남 화순군의 수은주는 37도까지 올랐다. 올해 가장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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