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제9보병사단 소속 복지회관인 ‘백마회관’에서 고위 간부들이 16첩 반상을 대접받았다는 폭로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상급 부대인 육군 제1군단 소속 ‘광개토제일회관’에서도 고위 간부에 대한 식사 특혜 대우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회관에 대해 육군본부가 전수조사를 실시할 때 관리관들이 회관병들에게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광개토제일회관은 일반 손님이 사용하는 육군 제1군단 소속의 복지회관으로 고위 간부만 사용할 수 있는 특수 식당이 아니다.
● 사기그릇, 냅킨, 불판까지…계급에 따라 차등
군인권센터는 “광개토제일회관에서 장성급의 고위 간부가 식사를 예약할 경우 구매하지 얼마 되지 않은 새 사기그릇에 빨간 냅킨을 별 모양으로 접어 얹어 나가야 한다”며 “대령, 원사급이 예약할 경우 빨간 냅킨을 왕관 모양으로 접어서 오래된 사기그릇에 올린 후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 예약 손님에게는 그릇, 냅킨 모두 제공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개토제일회관을 이용하던 고위 간부들은 (회관병들에게) 메뉴에 없는 복어지리탕, 꽃게탕, 낙지탕탕이, 전복 샐러드, 장어 등을 내올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며 “이와 함께 고위 간부들이 식사할 때는 일반 손님에게 제공되지 않는 제철 과일, 경단, 차 등의 후식도 제공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회관에서 판매되지 않는 막걸리, 와인 등의 주류도 고위 간부의 요구에 따라 준비해야 했고, 장성급이 쓰는 불판도 따로 있었다”며 “고위 간부 식사 시 그릇 세팅을 하기 위한 별도의 배치도도 제작된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같은 대접은 행사뿐 아니라 고위 간부의 지인, 가족과의 사적 식사에서도 적용됐다”고 덧붙였다.
●감찰 1시간 전 집합…“우리는 걸릴 것 없어”
육군본부에서 회관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때 광개토제일회관 관리관이 회관병들을 ‘입단속’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육군본부는 앞서 폭로된 백마회관의 16첩 반상 사건 이후 복지회관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하고 각 회관에 조사 인력을 파병했다”며 “광개토제일회관 관리단은 군단 인사처장과 육군본부 감찰 인력이 도착하기 1시간 전 회관병들을 집합시켜 ‘우리는 걸릴 것이 없고, 이번 사건에 연루될 만한 것은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육군본부에서 설문과 상담을 마무리한 뒤 한 관리관이 회관병 한 명에게 ‘네가 나 찌른 것 아니냐’는 등의 압박을 가했고, ‘인사과에 물어보면 누군지 다 안다’며 겁박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군인권센터는 “(식사 특혜 의혹과 관련된) 전수조사는 육군에 맡겨 둘 일이 아니다”라며 “국방부는 전군 회관 운영을 중단하고, 현역·전역자를 포함해 회관에서 발생한 부조리를 일제히 전수조사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육군본부는 백마회관의 식사 특혜 논란이 불거지자 관련해 특별점검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서우석 육군 공보과장은 지난달 27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논란에 대해 “육군본부 차원에서 특별점검 TF를 편성해 이날(27일)부터 각급 부대가 운영하는 모든 복지회관의 관리병 등 인력으로부터 애로·건의사항을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