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펑’ 올 피서철도 광란의 푹죽파티…화약고로 변한 동해안 해수욕장

  • 뉴스1
  • 입력 2023년 8월 1일 15시 37분


피서 성수기였던 지난 주말 강원 강릉 경포해수욕장에 피서객들의 폭죽놀이로 백사장이 뿌옇게 변해 있다. 독자제공 2023.8.1 뉴스1
피서 성수기였던 지난 주말 강원 강릉 경포해수욕장에 피서객들의 폭죽놀이로 백사장이 뿌옇게 변해 있다. 독자제공 2023.8.1 뉴스1
“단속을 못하는 건가요, 안하는 건가요?”

피서 절정을 맞은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에서 올해도 다수의 피서객들이 쏘아 올린 폭죽으로 소음공해 등 인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1일 강원 영동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늦은 저녁시간 일부 관광객들이 해변에서 폭죽·불꽃놀이 용품을 과도하게 사용해 밤바다 백사장 전체가 소음과 매캐한 연기로 뒤덮이고 있다.

실제 지난 30일 강릉 경포해수욕장은 오후 10시가 넘는 늦은 시간임에도 “피융~퍽” 하는 폭죽놀이 소리가 이어졌다. 이때문에 경포해변 하늘은 마치 폭격이라도 당한 듯 폭죽연기로 뒤덮히고 매캐한 화약냄새가 진동을 했다.
지난해 강릉 경포해변 중앙광장 한 가운데서 폭죽놀이를 하는 피서객 자료사진. 뉴스1 DB
지난해 강릉 경포해변 중앙광장 한 가운데서 폭죽놀이를 하는 피서객 자료사진. 뉴스1 DB

그나마 해변을 향해 폭죽놀이를 하는 피서객은 그나마 양반이다. 일부 관광객은 바다 앞이 아닌 피서객들이 드나드는 중앙광장 백사장 중앙에서 폭죽을 쏘아대기도 했다.

발사 각도 역시 공중이 아닌 팔을 옆으로 벌려 쏘아대는 탓에 불꽃이 백사장을 거니는 피서객들이 머리 바로 위에서 터지거나 옆으로 지나가는 아슬아슬한 상황도 연출됐다.

또 이들이 남기고 간 폭죽 잔해는 해변 미관을 해치고 안전을 위협한다.

이 같은 풍경은 비단 경포 뿐만 아니라, 올해 개장한 85곳 해수욕장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경포해변 폭죽놀이 잔해 자료사진. 뉴스1 DB
경포해변 폭죽놀이 잔해 자료사진. 뉴스1 DB

강릉시민 전모씨는 “조용히 해안가 산책이나 모래사장에 자리 펴고 밤바다의 운치를 느끼려 바닷가를 찾아 왔지만 매연과 화약냄새로 인해 멋진 바다 구경은 커녕 화만 올라오고 스트레스만 받았다”며 “연기로 인한 호흡기 질환이 생길 수도 있고 폭발음으로 짜증이 난다”고 토로했다.

전씨는 지차체가 관련법규에 따라 불꽃놀이를 단속, 과태료를 부과해 불꽃놀이를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지자체가 단속을 하지않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동해안 지자체는 폭죽 행위를 금지하는 계도방송을 하고 있고, 1~2회 구두 단속 후에도 듣지 않으면 계고장을 발급하고 있다. 그러나 단속인력의 한계로 사실상 이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경포해변서 수거된 폭죽 잔해 자료사진. 뉴스1 DB
경포해변서 수거된 폭죽 잔해 자료사진. 뉴스1 DB

이마저도 지자체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해수욕장에 한할 뿐 마을에서 운영하는 소규모 해변은 사실상 무법천지다.

동해안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여름 해변 행정은 폭죽 단속 뿐 아니라 음주, 입수 통제를 비롯해 행정력을 필요로 곳이 많은 데 비해 인력의 한계가 있다“며 ”개장 기간에 이럴진데 미개장 해변은 사실상 통제가 불가능, 피서객의 양심에 맡기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릉=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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