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에 쪼그려 앉은 아저씨 옆 생수 놓고간 여성…“천사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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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8월 2일 09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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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후 2시 15분경 서울의 한 편의점 앞에 앉아있는 남성에게 한 여성 손님이 편의점에서 생수를 결제한 뒤 건네고 있다. 보배드림
지난달 30일 오후 2시 15분경 서울의 한 편의점 앞에 앉아있는 남성에게 한 여성 손님이 편의점에서 생수를 결제한 뒤 건네고 있다. 보배드림
연일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땡볕에 고개를 떨군 채 앉아있던 한 중년 남성에게 생수 한 병을 건네는 여성의 모습이 공개돼 훈훈함을 주고 있다.

서울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이라는 30대 자영업자 A 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오늘 천사를 봤다”며 지난달 30일 오후 2시 15분경 편의점 앞에 앉아있던 중년 남성에게 여자 손님이 생수를 결제해 건넸다는 사연을 소개했다.

A 씨가 공개한 편의점 인근 폐쇄회로(CC)TV를 보면 한 남성이 편의점 입구에 고개를 숙인 채 앉아있다. 이때 한 여성이 남성의 왼쪽에 생수 한 병을 놓고 간다.

A 씨는 “저희 가게 앞에 한 아저씨가 앉아 계셨는데 여자 손님께서 그 아저씨를 보면서 편의점으로 들어왔다. 여자 손님이 과자랑 생수를 결제하더니 그 아저씨 옆에 생수를 놓고 가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여성이 생수를 주고 간 지 얼마 안 돼 바닥으로 쓰러진 남성. 보배드림
여성이 생수를 주고 간 지 얼마 안 돼 바닥으로 쓰러진 남성. 보배드림
여성이 물을 주고 간 지 30여 초도 지나지 않아 남성은 갑자기 바닥으로 쓰러졌다. 여성은 곧바로 편의점으로 들어가 상황을 알렸다. A 씨가 119 구급대를 부르면서 상황이 마무리됐다.

남성은 쓰러지면서 충격으로 상처를 입어 약간의 출혈이 발생했다고 한다. A 씨는 “술을 좀 드셨는데 몸을 못 가눌 정도로 드시진 않았지만, 워낙 더워서 땡볕에 앉아있다가 잠깐 정신을 잃으신 것 같다”며 “가끔 오시던 분이라 얼굴은 안다”고 했다.

이어 “피를 흘리셨는데 119 구급대가 빠르게 오셔서 응급처치를 잘 해주셨다. 크게 문제가 있어 보이진 않았다”며 “(남성은) 아내와 딸에게 창피하다면서 구급대의 후속 조치를 거부하고 편의점 앞에 한참 앉아 계시다가 들어가셨다”고 전했다.

남성이 쓰러져 편의점에 출동한 119 구급대. 보배드림
남성이 쓰러져 편의점에 출동한 119 구급대. 보배드림
A 씨는 “요즘 같은 세상에 모르는 사람에게 작지만 저런 선의를 베푸는 게 어려운데 고민 없이 시원한 생수를 하나 사드리는 마음씨가 너무 보기 좋았다”며 “40년 가까이 산 저도 그분에게 하나 배웠다”고 손님을 칭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말 훈훈하다” “저런 분들이 있어 아직은 세상이 따뜻한 것 같다” “천사가 왔다” “정말 착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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