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군에서 닭 4만7000여 마리를 기르던 A 씨는 최근 폭염으로 닭 1000여 마리를 잃었다. 말복(10일) 등 성수기를 앞두고 더위에 약한 닭들이 집단 폐사한 것이다. A 씨는 “정성스럽게 키운 닭을 퇴비업체에 넘기면서 속상해 울었다. 금전적으로도 1000만 원 이상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이 같은 피해가 전국 각지에서 확산되는 모습이다.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날(1일)까지 폭염으로 가축 15만3307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 9288마리, 닭 등 가금류 14만4079마리 등이었다. 닭 등 더위에 약한 가축들은 30도 이상 고온이 이어지면 스트레스를 받아 면역력과 생산성이 줄어드는데, 장기화할 경우 집단 폐사로 이어진다.
폭염으로 인한 양식장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31일 수온이 28도가 넘은 충남 천수만, 전남 득량만·여자만, 경남 진해만 등 4개 만에 고수온 경보를 내렸다. 수온이 오르면 바닷물 속 산소량이 줄어들며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 물고기들의 집단 폐사로 이어질 수 있다. 지자체들은 양식장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양식장에 액화산소를 공급하고, 물 위에 차광막 등을 설치하며 수온을 낮추도록 독려하고 있다.
철도 운행도 차질을 빚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일 폭염으로 레일 온도가 올라간 고속철도 5곳, 일반철도 42곳 등 철도 47곳에 대해 열차 운행 속도를 제한했다고 밝혔다. 철도 당국은 고속철도의 레일 온도가 55도 이상, 일반철도는 60도 이상일 때 열차를 서행 운행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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