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자식을 보낸 학부모들이 열악한 환경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 2일 개영식을 가진 새만금 잼버리대회엔 1인당 900달러, 약 117만 원에 이르는 참가비(대구의 경우 참가비 143만 원 중 교육청이 106만 원 지원, 개인부담 37만 원)를 낸 159개국, 4만3225명이 참가하고 있다.
중학생 아들을 대회에 보냈다는 학부모 A 씨는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요즘 애들이 얼마나 귀하게 자랐는데 아무리 잼버리 정신이라지만 최소한 위생적이고 깨끗하게 해주는 등 기본은 갖추고 야영을 시켜야 되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A 씨는 “어제 늦은 시간까지 아들과 통화를 했는데 엄청 많이 지쳐 있더라”며 “체감온도가 40도에 이르러 탈수로 병원에 갔다 온 애들도 있는데 ‘내외빈 입장하는데 모두 일어나 주십시오, 큰 박수 부탁’이라고 해 진짜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려 25분간 알파벳순으로 입장할 때 애들을 도열시켜 완전 지치게 만들었다”고 분노했다.
A 씨는 아들이 △더위 △끊임없이 달려드는 모기 등 벌레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사전 정보가 없는 점 △잡초 △먹거리 부족 △ 음료수 △ 화장실 △샤워실 등 모두 문제점이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A 씨는 더위 문제의 경우 “2020년 우리나라 온열환자가 1078명이었는데 어제 잠깐 사이에 400명이 나왔다. 이게 정상이냐”며 “팔레트 4개 위에 텐트를 치라는데 그 구멍에서 습기가 올라오고 팔레트가 딱딱해 애들이 어떻게 자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참가국 애들이 1인당 100만 원 이상씩 냈다면 430억 원, 그리고 정부보조금이 있으면 하는데 저라면 거기에 시멘트를 깔겠다”며 “무슨 팔레트를 까는 건지 저는 이해가 안 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샤워시설이 천막으로 돼 있어 옆에서 다 보인다고 한다. 화장실도 어떤 데는 남녀 공통이고 저녁엔 불도 안 들어왔다고 하더라”며 “거기에 청소를 안 해서 더럽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최소한 위생적인 것은 깨끗하게 해주는 게 맞지 않는가”고 주최 측과 정부의 무성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사고가 터지고 문제를 분석할 게 아니라 사전에 예방했으면 좋겠다. 이는 정부와 관계자가 직무유기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A 씨는 “전기를 통해서 시원한 물하고 환경이 제공이 돼야 하며 하다못해 애들이 핸드폰 충전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쓸데없는 데 돈 쓰지 말고 사고 나서 책임 물을 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서 투자하는 것이 범정부 차원의 지원 아닌가”라며 정부의 각성과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한편 참가자들(청소년 스카우트 대원은 한국 기준 중1년~고3년생)은 대부분 각자 학교에서 리더로 활동 중인 학생들이다.
앞서 전날에도 열악한 환경을 지적하는 제보가 잇따랐었다. 참가자들에게 지급된 계란에서 곰팡이가 나오는가 하면 마트에서 참가자들을 상대로 폭리를 취한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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