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텝스 등 어학시험 고득점을 원하는 취업준비생에게 수백만 원을 받고 시험 중 답안지를 전달한 혐의를 받는 남성과 의뢰인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업무방해 및 건조물침입 혐의로 브로커 A 씨(29)와 의뢰인 등 총 20명을 이날 검찰로 송치했다.
A 씨는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SNS 광고를 통해 의뢰인을 모집한 뒤 함께 시험에 응시했다.
A 씨는 듣기평가 종료 후 화장실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문제를 빨리 풀고 쪽지에 답안을 적어 화장실로 가, 미리 숨겨둔 휴대전화로 답안을 전송하거나 답안 쪽지를 화장실에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의뢰인들은 몰래 숨겨 둔 휴대전화로 전송받은 답안을 쪽지에 옮겨적거나 A 씨가 남긴 답안 쪽지 자체를 시험장으로 갖고 들어갔다.
A 씨는 건당 300만~500만 원을 받고 범행에 나섰고 총 범죄수익은 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의뢰인들이 원하는 점수에 맞춰 답안을 제공했다고 한다. 의뢰인들은 대부분 20대 취업준비생 또는 학생으로, 취업에 필요한 자격을 갖추기 위해 부정 시험을 의뢰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A 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해 국내 유명 어학원에 재직하다 도박자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범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본인이 출연했던 어학원의 동영상이나 강의자료를 활용해 의뢰인을 모집했고, 의뢰인과 미리 접촉해 원하는 점수대를 확인하고 답안 전달 방법을 알려주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한국토익위원회로부터 부정시험 의심자들이 적발됐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A 씨의 신원을 특정한 뒤 그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의뢰인 명단과 차명계좌 거래내역 등을 확보해 의뢰인 검거에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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