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고 싶다”…찜통더위·열악한 잼버리 시설에 고통 호소

  • 뉴스1
  • 입력 2023년 8월 3일 16시 45분


3일 전북 부안 잼버리 웰컴센터에서 운영요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3.7.22/뉴스1 ⓒ News1
3일 전북 부안 잼버리 웰컴센터에서 운영요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3.7.22/뉴스1 ⓒ News1
“잠 설칠 정도로 타는 것 같아요. 습하고 햇볕도 너무 강해서 긴 팔을 벗기 싫을 정도예요. 프로그램은 재미있지만, 많이 힘들긴 하네요.”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한창인 3일 오후 새만금 경기장. 이날 전북 부안군의 수은주는 35도까지 치솟았다. 그늘이 거의 없는 잼버리에는 부채질도 소용없었고 1분만 가만히 서 있어도 숨이 턱턱 막혔다.

키프로스에서 온 안드레아도 찜통더위에 허덕이고 있었다. 탈수를 막기 위해 물을 들이켜고 있지만, 좀처럼 갈증이 해결되지 않는다. 이곳저곳 날리는 날벌레들도 그를 힘들게 하고 있다. 안드레아는 “더위 때문에 너무 힘들다”며 “덥다는 이야기를 듣고 휴대용 선풍기를 챙겨왔는데, 생각보다 더 덥다”고 토로했다.

실제 이날 현장은 1분만 가만히 서 있어도 숨이 턱턱 막혔다. 곳곳에 풀숲이 우거져 습도도 매우 높았다. 손 부채질을 할수록 땀이 났다.

상황이 이래지자 곳곳에선 중도 하차를 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안 신재생에너지테마파크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웰컴센터에서 만난 운영요원(IST) 마르샤(Martha)는 “날이 덥고 운영자들과 소통이 잘 안 되는 것 같다”면서 “덥고 소통도 잘 안돼서 많은 참가자가 집에 가고 싶어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조직위원회에서는 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 해서 몇 명이 실제로 집에 간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한국 잼버리에 오기 전 지인한테 잼버리가 스펙터클(볼만)하고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들었는데 조금 실망했다”고 말했다.

10시30분쯤 영내 프로그램 중 하나인 카누 타기는 뙤약볕 아래 1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스카우트 대원들은 자기 몸통만 한 가방을 바구니에 내려놓고 선크림을 양팔에 듬뿍 발랐다.

카누 타는 현장에서 만난 키프로스 스카우트 대원은 “카누타기가 첫 번째 활동인데 재밌다”면서도 “여기에 와서 가장 힘든 건 더위”라고 밝혔다.

코스타리카에서 온 스카우트 대원 아이삭(Isaac)은 다리 사이에 1L 물병을 끼고 카누를 타고 있었다. 그는 “화장실이나 캠프 상태는 괜찮은데 더운 게 문제”라며 “물도 더울 때 마시려고 챙겨왔다”고 말했다.

3일 전북 부안 잼버리 영내에서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 2023.7.22/뉴스1 ⓒ News1
3일 전북 부안 잼버리 영내에서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 2023.7.22/뉴스1 ⓒ News1

영내 곳곳에는 구급차가 배치됐다. 현장에 지원 나온 소방 관계자는 “온열질환자 발생을 대비해 대기 중”이라고 했다. 소방에 따르면 이날 소방 인력 151명과 소방 장비 61대가 온열질환자를 대비해 출동했다.

한편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오후 2시43분 “폭염 등의 사유로 오후 취재는 취소됐다”면서도 “프로그램을 일부 축소해 스카우트 대원들은 여전히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라고 밝혔다.

(전북=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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