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형·동생 사이인 두 사람은 사건이 발생한 3일 오후 6시경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백화점 근처를 지나던 중 야외 광장에서 젊은 남녀 2명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윤 군은 당시 상황에 대해 “사람들이 웅성웅성하며 막 뛰어다니고 있길래 ‘무슨 일인가’하고 광장으로 가보니 여성과 남성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고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당시 피의자가 체포되지 않은 상태라 다수의 인파가 혼비백산 도망쳤지만 윤 군은 한달음에 부상자들에게 달려갔다.
그는 “남성분은 스스로 지혈하고 계셨는데 학생으로 보이는 여성분은 혼자 지혈하다가 의식이 희미해졌는지 (지혈하던 자신의 손을) 놓고 있었으며 피가 좀 많이 나왔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다가가 지혈했다”며 “다른 시민 1명도 (지혈을) 함께 도왔다”고 설명했다.
지혈 도중 윤 군은 흉기를 든 사람이 자신이 있는 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만약 그 상황에서 범인이 다가오면 대치해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평소 구급 대처에 관심이 많았던 윤 군이 지혈에 나설 동안 음 군은 범인이 다시 현장에 돌아오는지 계속 주위를 둘러봤다. 음 군은 “흉기를 든 남성이 다른 장소에 갔다가 다시 1층 쪽으로 돌아오는 듯했고, 현장에 있던 경찰이 그 남성을 쫓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피해자들을 살피는 동안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윤 군은 ‘이제 손을 떼도 된다’는 구급대원의 말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순간 피해 여성의 휴대전화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윤 군은 전화를 받아 “따님이 많이 다쳤다. 와보셔야 할 것 같다”며 상황을 알렸다.
두 사람은 피해자의 어머니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1시간 가까이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구급차에 올라타는 것을 본 후에야 자리를 떠났다. 윤 군은 “그냥 계속 사람을 살려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당일 오후 5시 59분경 분당구 AK플라자 백화점 내부에서 배달업 종사자 최모 씨(22)가 1, 2층을 돌아다니며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퇴근 시간대라 지하철역과 연결된 백화점 내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최 씨가 휘두른 칼에 9명이 부상했다.
최 씨는 흉기 난동을 부리기 전 백화점 인근에서 다른 사람 명의의 모닝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행인 5명을 다치게 했다. 피해자들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으며 차량 사고를 당한 여성 2명은 위중한 상태다.
경찰은 112신고 약 5분 만에 현장에서 최 씨를 붙잡았다. 최 씨는 1차 경찰 조사에서 “특정 집단이 스토킹하며 괴롭히고 죽이려 한다. 사생활을 전부 보고 있다”고 진술했다. 그는 대인기피증으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정신의학과 진료에서 분열적 성격 장애 진단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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