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백화점 인근에서 ‘서현역 묻지 마 흉기 난동’을 벌인 피의자 최모 씨(22)의 차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이모 씨(64)의 남편은 눈물을 훔치며 이렇게 절규했다.
사건이 있기 전 이 씨 부부는, 외식을 하기 위해 집에서 10여 분 떨어진 AK플라자 백화점을 향했다. 부인인 이 씨가 인도 안쪽에서, 남편이 차도와 가까운 바깥쪽에서 걸었다. 백화점에서 100여 m 떨어진 아파트단지와 상가를 지날 때쯤, 이때 갑자기 뒤에서 모닝 차량이 빠른 속도로 달려오더니 이 씨 부부를 순식간에 덮쳤다고 한다. 두 사람을 들이받은 뒤 이 차량은 인도 위 다른 행인들도 치었다.
남편이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부인 이 씨는 의식을 잃고 길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이 씨는 사고 직후 심정지 상태였다. 남편은 정신없이 심폐소생술을 했고 이 씨는 호흡을 회복해 인근 성남시 분당차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하지만 머리를 크게 다쳐 뇌사 상태로 현재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피해자 20대 여성 김모 씨는 사고 직후 의식저하 상태로, 수원에 있는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병원 관계자는 4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어제(3일) 저녁에 20대 여성이 이송돼 오자마자 가족들이 여럿 몰려와서 울고 난리가 났었다”고 전했다.
피의자 최 씨의 차량 돌진(5명)과 흉기 난동(9명)으로 20~70대 시민 14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생명이 위태로운 위중 환자는 이 씨와 김 씨 등 여성 2명이다. 나머지 피해자는 차량 충돌로 무릎과 머리를 다치거나 배, 옆구리 등을 흉기에 찔렸지만, 수술받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최 씨의 범행 당시 장면을 목격했다는 시민들의 생생한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사고 장소 인근 상가에서 가게를 운영한다고 밝힌 한 시민은 “큰소리가 나서 밖으로 나가보니까 여러 명이 쓰러져 있어서 처음엔 음주운전 뺑소니인 줄 알았다”면서 “순식간에 일어나 상황 파악이 잘 안 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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