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물관리위, 文정부 금강-영산강 보 해체 결정 백지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5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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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발표 2주만에 文정책 폐기
환경부, 보 활용방안 속도낼듯
환경단체 “졸속 결정” 강력 반발

영산강 죽산보. 동아DB
영산강 죽산보. 동아DB
금강·영산강 5개 보에 대한 해체 및 상시 개방 결정이 백지화됐다.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국가물관리위)는 4일 제9차 전체회의를 열어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 취소 안건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2021년 1월 국가물관리위는 금강·영산강 유역의 총 5개 보에 대해 각각 세종보·죽산보는 해체, 공주보는 부분 해체, 백제보·승촌보는 상시 개방 등의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지난 정부의 4대강 보 재자연화 정책은 폐기 순서를 밟게 됐다.

배덕효 국가물관리위 공동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보 해체 여부 결정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분석에 근거해 추진돼야 하지만 과거 결정은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감사원 감사 결과를 검토한 끝에 해당 처리 방안을 그대로 이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감사원은 “국정과제에서 설정된 보 처리 방안 마련 시한에 얽매여 핵심 평가 방법·기준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기간(2개월 내) 내에 보 처리 방안을 무리하게 마련했다”는 4대강 보 감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국가물관리위의 취소 결정으로 정부는 보 존치와 활용 재개를 위한 정식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다. 환경부는 곧바로 “해당 보 처리 방안이 취소됨에 따라 5개 보를 철거하지 않고 모두 존치하고,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2018년 1월 수문을 개방한 금강 세종보부터 복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앞으로 보를 극단적인 가뭄·홍수 대응을 비롯해 생활·공업·농업용수 등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난달 20일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류·지천을 정비하는 포스트 4대강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발전용 댐 등 보 활용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국가물관리위는 이날 취소한 보 처리 방안 내용이 반영돼 있는 ‘제1차 국가물관리기본계획(2021∼2030)’도 이달 중 공청회 등을 거쳐 변경할 계획이다.

환경단체들은 국가물관리위의 이날 취소 결정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 2주 만에 금강·영산강 보 존치를 결정한 과정이 졸속이라는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보 철거를 위한 금강·영산강 시민행동’ 등 환경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감사원은 ‘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평가를 주문한 것이지 4대강 보를 활용하라는 조치를 권고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국가물관리위#금강#영산강#보 해체 결정 백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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