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기서 고막 찢을듯한 굉음…“3분에 한번 꼴 호신용품 주문”

  • 뉴스1
  • 입력 2023년 8월 7일 15시 18분


7일 오전 오후 서울 서초구의 오프라인 최대 호신용품 판매점 대한안전공사에서 판매하는 호신용 경보기. 2023.8.7/뉴스1
7일 오전 오후 서울 서초구의 오프라인 최대 호신용품 판매점 대한안전공사에서 판매하는 호신용 경보기. 2023.8.7/뉴스1
“웨에엥”

둥글게 생긴 호신용품의 중앙 버튼을 누르자 고막이 찢어질 듯한 굉음이 터졌다. 경보기 소리의 크기는 약 110㏈로 체감상 반경 50m 안 사람이 모두 들을 수 있을 정도다.

길이 20㎝의 삼단봉을 아래로 힘껏 내리치자 58㎝ 길이의 막대기가 되기도 했다. 그밖에 가스총과 전기충격기 등도 전시돼 있었다.

7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서 호신용품점을 운영하는 안모씨는 직원 한 명과 함께 3분에 한번 꼴로 들어오는 주문 전화를 받고 있었다. 최근 ‘묻지마 흉기난동’이 잇따라 발생해 불안감에 휩싸인 시민들이 자구책 마련을 위해 호신용품 주문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안씨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이후 호신용품을 찾는 고객이 최소 5배 증가했다.

가장 많이 찾는 것은 스프레이, 경보기, 삼단봉이다. 경찰의 허가를 받아야 사용할 수 있는 가스총이나 전자충격기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휴대도 간편해 인기가 많다. 안씨는 “재고가 다 떨어져 방범복 등을 다시 들여왔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호신용품점을 운영하는 A씨는 “흉기난동 사건 이후 스프레이와 삼단봉이 2~3배 더 팔린다”며 “일각에서는 호신용품 판매량이 유영철이 연쇄살인을 저지를 때와 비슷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호신용품 판매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G마켓에 따르면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다음 날인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6일까지 16일간 호신용품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4% 늘었다. 호루라기는 51%, 호신용 삼단봉은 1425% 증가했다. 11번가도 같은 기간 호신용품 거래가 지난해 동기 대비 약 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 호신용품 매장 재고 사진. 2023.8.7/뉴스1
서울 서초구 호신용품 매장 재고 사진. 2023.8.7/뉴스1


◇ “자기 몸 보호도 좋지만…불법 업체 생길까 걱정”

안씨와 A씨는 호신용품이 많이 팔려 좋다면서도 수요가 많으면 불법 업체가 생길 수 있다고 걱정했다.

A씨는 “호신용품은 양날의 칼이며 특히 삼단봉은 경찰장비여서 길거리에 들고 다니면 공갈협박죄를 받을 수 있다”며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안씨는 “흉기난동 등이 발생할 때 자신을 지키려면 엄격하게 인증받은 제품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충격기, 가스총 등을 구입하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불법무기소지죄로 처벌받을 수 있지만 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들 무기를 관할 경찰서장의 허가 없이 소지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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