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살인 예고’ 글이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6일 서울 지하철 열차 안에서 방탄소년단(BTS) 팬들이 소리를 지르자 테러가 발생한 것으로 오인한 승객들이 대피하면서 다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6일 오후 8시 36분경 김포공항역 방면으로 운행하던 서울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 승객으로부터 “이상한 냄새가 난다. 사람들이 뛰어다니고 넘어지고 있다”는 신고가 20여 건 접수됐다. “생화학 테러가 의심된다”는 신고도 있었다.
열차가 신논현역에 정차하자 일부 시민들이 급히 뛰쳐나가면서 부상을 당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열차 내부를 확인한 결과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다고 보고 부상자 7명 중 6명을 병원으로 이송한 뒤 철수했다. 1명은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동한 경찰 역시 “역사 안에 난동범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열차와 역사 내부 등을 수색했으나 별다른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번 소동은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열린 BTS 멤버 슈가의 콘서트를 관람한 외국인 팬들이 열차에서 고성을 지르면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슈가가 콘서트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방송을 진행하며 어깨에 새긴 타투를 공개했고, 이를 스마트폰으로 지켜보던 팬들이 열차에서 환호성을 지르자 주변 시민들이 비명 소리로 오인한 것이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A 씨(26)는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니 패닉이 될 수밖에 없었다”며 “최근 묻지 마 범죄가 이어지다 보니 공포감이 더 컸던 것 같다”고 했다.
트위터 등 SNS에는 당시 시민들이 급히 도망치는 과정에서 두고 간 가방 등 분실물 사진도 올라왔다. 경찰은 유실물 약 30개를 유실물종합관리시스템(www.lost112.go.kr)에 등록하고 주인이 찾아가도록 조치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