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전북 정읍에서 부안 새만금까지 매일 1시간씩 버스 타고 와서 간이화장실 청소를 했는데….”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70대 여성 김모 씨는 7일 각국 스카우트 대표단의 조기 철수 소식을 듣고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씨는 “힘들어도 아이들 얼굴에 미소가 돌아오는 거 같아 힘이 났는데, 이렇게 끝난다니 너무 허탈하다”고 말했다.
조직위원회, 전북도, 자원봉사자 등 잼버리 대회 관계자들은 이날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대회 초반 폭염과 운영 미비로 대회 중단 위기까지 갔지만 전북도민과 정부의 총력 대응으로 정상화 단계를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북도의 한 공무원은 “지역 망신, 나라 망신을 막겠다는 각오로 전 직원이 변기를 닦고 최선을 다했는데, 태풍의 영향으로 이렇게 사실상 대회가 끝난다니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전북도민의 안타까움도 크다. 전날(6일) 스카우트 대원들을 위한 얼음물 400개를 준비해 새만금을 찾았던 직장인 김기성 씨(43)는 “지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조금이라도 덜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전북은 잼버리 대원들의 조기 퇴영 여파로 지역 특수도 온전히 누릴 수 없게 됐다. 전북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전북도는 잼버리 대회 기간 최소 9만 명의 방문객이 방문하고, 약 755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영국과 미국의 조기 퇴영에 이어 전체 대원의 수도권 이동이 결정되면서 이 같은 특수를 누리기 어려워졌다.
야영지에서 활동을 이어가던 해외 참가자들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크로아티아 국적의 루나 두마니크 양은 “첫날에 비해 음식, 화장실 등 모든 것이 나아지고 있었는데 끝이라니 허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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